中낸드 기술력, 삼성·SK 턱밑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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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TC, 고성능 SSD 양산 성공중국 낸드플래시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2테라바이트(TB) 용량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이달 중순께 최신 규격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판매에 들어간 데 이어 YMTC도 소비자용으로는 고용량인 2TB SSD 생산에 나서면서 중국 기업의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 지원 업고 급성장
D램 시장서도 中영향력 확대
CXMT, 이달부터 DDR5 판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YMTC는 최근 2TB 용량의 ‘지타이(Zhitai) 티프로 9000 PCle 5.0(최신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SSD’를 출시했다. SSD는 낸드플래시와 D램, 컨트롤러를 조합해 만드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대체품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 처리량이 늘면서 SSD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SD는 소비자용과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용량 제품인 기업용으로 나뉘는데 YMTC 신제품은 소비자용이다.지타이 SSD 제품엔 YMTC가 ‘엑스태킹(Xtacking)’이라고 이름 붙인 적층 기술을 활용해 쌓아 올린 3차원(3D) 낸드플래시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최고 읽기·쓰기 속도를 초당 1.4기가바이트(GB)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업계에선 판매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CIe 5.0 기반 SSD와 견줘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능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YMTC는 중국 낸드플래시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4월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팹을 찾아 엔지니어들을 격려했을 정도다. 2020년대 들어선 YMTC의 애플 납품이 거론될 정도로 기술력이 올라왔다. 이에 2022년 미국 정부는 YMTC를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리고 첨단 반도체 장비 공급을 막았다.
낸드뿐 아니라 D램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최근 CXMT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최신 규격의 DDR5 메모리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CXMT는 전 세대 D램인 DDR4를 약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레거시(전통) 제품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