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기 칠러' 힘싣는 LG전자…AS시장 정조준

유지보수 자회사 하이엠솔루션
亞·중동 이어 내년 남미 진출
5년 만에 해외법인 4배 증가

경쟁사 대비 차별화 서비스
분할 3년 만에 첫 흑자전환
LG전자가 초대형 냉방기 칠러(사진) 등 냉난방공조(HVAC) 기기의 유지보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칠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정도로 HVAC를 집중 육성하기로 한 영향이 크다. 최소 15년 이상 쓰는 공조 제품 특성상 기기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사용 기간과 내구성, 에너지 효율성 등이 달라진다. LG전자는 유지보수 서비스를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글로벌 HVAC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HVAC 유지보수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은 내년 초 브라질 법인을 세운다. 지난해 독일, 인도, 미국 법인을 연달아 설립한 데 이어 남미 시장에도 진출해 주요 권역별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 필리핀,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등 3곳에 불과한 하이엠솔루텍 해외 법인은 5년 만에 12곳으로 증가한다. 국내에서도 경기 군포에 있는 수도권 칠러 서비스센터를 내년 초 서울 강남과 강북으로 확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2006년 설립된 하이엠솔루텍은 원래 LG전자 가전 렌탈 사업 등도 같이 했으나 2020년 말 분할 작업을 통해 현재는 HVAC 유지보수 사업만 하고 있다.하이엠솔루텍의 공격적인 확장은 LG전자의 HVAC 사업 확대와 맞물려 있다. HVAC 사업은 제품 판매와 함께 설치, 유지보수까지 일괄 계약(턴키 서비스)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물 전체 공조 시스템은 수십년간 문제없이 사용해야 하는 만큼 사후 서비스인 유지보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지보수를 제때 잘해야 사용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하이엠솔루텍의 대표 서비스는 원격 유지보수 솔루션인 ‘LG 비콘클라우드’다. HVAC 장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고장을 사전에 예측해 신속하게 대응하게 한다. LG전자는 공조 유지보수를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 내 조직으로 운영하는 삼성전자와의 차별성을 앞세워 HVAC 고객사 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LG전자는 대용량 칠러 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1위, 글로벌 5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HVAC 제품 경쟁력과 함께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더해진 결과다. 하이엠솔루텍 실적 역시 빠르게 늘었다. 하이엠솔루텍 매출은 2021년 2094억원에서 지난해 2895억원으로 38.3% 증가했다. 지난해엔 인적분할 이후 3년 만에 처음 흑자 전환했다.하이엠솔루텍은 유지보수 서비스 수요 증가에 맞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늘릴 방침이다. 내년 1월 가스히트펌프(GHP) 시스템에어컨을 위한 맞춤형 유지보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전력 소모가 적고 효율성이 높은 GHP 시스템에어컨은 대형 상업시설과 공공기관, 산업시설 등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