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00억' 초대형 오페라, 마지막날 공연 끝내 접은 이유

'2024 투란도트' 각종 뒷말 낳다
티켓판매 부진…31일 공연 취소
'어게인 2024 투란도트' 포스터
화려한 출연진과 최고 100만원에 달하는 좌석 값,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 등으로 연말 최대 기대주로 꼽혔던 '어게인 2024 투란도트'가 개막 후 뒷말이 끊임없이 이어지다가 끝내 마지막 날 공연을 취소했다. 공연 티켓 판매 부진으로 인한 주최사 측 조처다,

이번 공연을 제작한 '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의 박현준 총예술감독은 30일 연합뉴스에 "공연 티켓 판매 부진으로 31일 공연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해당일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에게는 환불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30일 공연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지난 22일 개막한 투란도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과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막 공연 몇 시간을 앞두고 연출가 다비데 리버모어가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하차를 선언해 논란이 됐다. 이어 29일에는 지휘자 중 한명으로 참여하려던 파올로 카리냐니가 하차를 발표했다.

개막 당일이었던 지난 22일엔 좌석 배치가 예매 때와 달라지면서 관객들의 항의가 잇달아 공연 시작이 예정보다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연 운영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며, 일부 관객들의 환불 요청이 이어졌다. 당초 제작사 측은 발생한 문제를 보완해 예정대로 31일까지 공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개막 후 불거진 여러 논란 중 가장 먼저 표면화한 연출가와 제작사 간 갈등과 관련, 베르모어 측은 "제작진과 연출가 사이의 건설적인 대립은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러한 협력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협력이 아닌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였다"고 주장했다.리베르모어는 그 책임을 박현준 예술총감독에게 물으며 "완전히 결별한다. 이 제작진과 자신의 이름이 연관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 "그동안 한국 오페라를 우습게 여겨왔던 이탈리아 오페라 관계자들이 이번 어게인 투란도트에서 다시 한번 한국을 봉으로 아는 추태를 보였다"고 맞받았다.

이후 공연은 박 총감독이 연출을 맡아 진행됐지만 운영 미숙으로 첫날부터 진통을 겪었다. 공연장 좌석 규모가 사전 예약 판매 당시보다 축소되면서 현장에서 좌석을 변경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많은 관객이 몰렸지만 입장권 배부처는 비좁고 안내원들마저 우왕좌왕하면서 큰 혼잡을 빚었다. 이 때문에 공연 시작 시각인 오후 7시 30분이 되도 입장하지 못하거나 당초 구입한 자리에 앉지 못한 관객들 사이에서 불만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