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지금부터"…2025년에도 가상자산 '훈풍' 이어질까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

2025년 가상자산 산업·시장 전망

국가 간 비트코인 보유 경쟁 시작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혁신 가속화
'스테이블코인'·'실물자산 토큰화' 주목
주요 알트코인 제도권 진입 예상
사진=셔터스톡
2024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4번째 비트코인 반감기, 친 가상자산 공약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다양한 이슈들과 함께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오늘은 다가오는 2025년 가상자산 업계가 맞이하게 될 변화와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 간 비트코인 보유 경쟁 시작

미국을 비트코인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자산 업계는 바이든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인해 고통받아 왔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들이 수십 종의 '미등록 증권' 거래를 지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더리움(ETH) 스테이킹의 증권성 조사를 통해 유니스왑(UNI) 등 이더리움 관련 프로젝트들에도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하지만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흐름이 변했습니다. 트럼프는 후보 때부터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준비자산으로 비축하는 계획 등 친 가상자산 공약을 내세우며 업계의 환심을 샀습니다.트럼프와 공화당의 계획은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와이오밍)이 제안한 '비트코인 법안 2024(Bitcoin Act 2024)'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해당 법안에는 △장기적 관점의 비트코인 비축 전략 수립 △5년 내 100만BTC 비축 △최소 20년 이상 보유 △투명성, 공정성을 위한 증명 보유 시스템(Proof of Reserve) 도입 등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이 담겨 있습니다. 루미스 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이제 비트코인 확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2025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신시아 루미스 의원의 비트코인 전략 준비자산 법안 제안으로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우주 관련 업적으로 경쟁(Space Race)했던 것처럼 각국 정부 간 비트코인 보유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혁신 가속화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환경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포괄 규제 '미카'(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 이하 MiCA)의 규제 명확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친화적 규제로 인해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혁신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6월 30일 일부 항목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됐던 유럽연합의 MiCA는 12월 30일 전면 발효됐습니다. MiCA에는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요구사항 △스테이블코인과 담보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TF) △소비자보호 △가상자산 감독 및 집행 등 산업 전반에 대한 포괄적 기준이 명시돼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22년부터 MiCA 법안 논의와 시행을 단계적으로 추진했습니다. 가상자산 기업들은 해당 규제안을 기반으로 각국의 규제 프레임워크에 대비하고 명확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요 글로벌 경제권 중 하나인 유럽연합에서 선제적으로 명확한 가상자산 포괄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미국, 아시아, 중남미 등 주요 국가들도 산업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추진·채택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 △엘살바도르, 2021년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비트코인 합법화 법안(2023년 폐지) △부탄, 국부 전략의 일환으로 수력 비트코인 채굴 △미국,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금 법안(BITCOIN ACT 2024) △브라질, 전략적 주권 비트코인 준비금(RESBIT) 하원 제출 / 사진=프레스토 리서치
가장 돋보이고 있는 국가는 단연 미국입니다. 앞서 말했듯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 법안 등 다양한 산업 진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과도한 규제로 업계의 원성을 샀던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사임을 발표하고 명확한 규제 도입을 강조했던 폴 앳킨스가 후임자로 지명됐습니다.

더불어 미 의회의 변화도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 11월 진행된 선거에서는 백악관과 상·하원 양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일어났습니다. 트럼프의 가상자산 관련 공약들이 실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는 '2025 가상자산 시장 전망'(2025 Crypto Market Outlook)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 의회는 그 어떤 의회보다도 가상자산에 친화적이다"라며 "마침내 미국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美 의회 내 가상자산 친화 의원의 수 / 사진=코인베이스 리서치

스테이블코인·실물자산 토큰화 주목

다수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부터 법정화폐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RWA)를 기반으로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의 융합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2024년에도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시가총액은 2024년 11월까지 11개월 동안 약 48% 증가해 193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전년 대비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27조1000억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전통 금융보다 빠르고 저렴한 블록체인 기반 거래와 결제 서비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채택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물자산 토큰화 분야도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토큰화 자산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84억달러 수준이었으나, 2024년 말 140억달러로 약 60%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 추이 / 사진=코인베이스 리서치
토큰화 자산을 활용하면 국채, 펀드, 회사채 등 다양한 분야 상품들의 운영 프로세스를 간소화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즉각적인 결제, 24시간 거래 등을 지원할 수 있기에 블랙록을 비롯한 전통 금융사들도 적극적으로 토큰화 자산의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토큰화 자산 분야는 미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파생상품을 넘어 민간 신용 상품, 회사채, 부동산, 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라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즉각적 결제, 거래 비용 절감, 운영 간소화 등 분명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요 알트코인 제도권 진입 예상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통해 전통금융 시장에 진출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에 이어 리플,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도 제도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 SEC가 승인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은 엄청난 자금 유입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2025년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친화적 기조에 힘입어 지속성이 증명된 주요 알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이뤄지면 가상자산 시장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솔라나와 리플의 ETF 상품들이 각각 신청서 제출을 완료한 상태이며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메이저 알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인덱스 ETF의 승인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알트코인 및 크립토 인덱스 ETF 신청 현황 / 사진=코빗 리서치센터
코빗 리서치센터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CME 선물 ETF가 운영되고 있지 않은 알트코인들의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러한 기준이 완화되면 다른 국가에서 현물 ETF가 발행됐거나 그레이스케일 상품으로 출시된 자산들의 현물 ETF 승인을 기대해 볼 만하다"라고 밝혔습니다.

2025년, 가상자산 업계는 이처럼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 여러분들은 가상자산 시장이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혁신과 부흥의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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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