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전략 엇갈린 네카오, e커머스 전략도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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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앱으로 쿠팡과 격돌올해 정보기술(IT) 플랫폼 업계는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의 수익화를 위해 힘을 쏟았다. AI로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대전략은 같았지만 방식은 업체마다 달랐다. 카카오는 AI 비서(에이전트)로, 네이버는 e커머스 앱으로 별도 앱 출시 전략을 택했다. 이들 앱이 상용화되는 내년 상반기가 AI 수익화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 AI 에이전트 '카나나' 출시
e커머스 성장 둔화…중국산 앱과 경쟁
"체류 시간 잡아야 승기" 전망
서비스 곳곳에 AI 붙인 네카오
올해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이슈는 생성 AI였다. 이 AI 기술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디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방향성이 달라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내놓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서비스 곳곳에 적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택했다. 카카오가 자체 AI뿐 아니라 챗GPT 등 빅테크의 AI 기술을 자체 서비스에 녹여내기로 한 것과는 방향이 달랐다.네이버는 지난 8월 하이퍼클로바X에 이미지·음성 처리 기술을 추가해 빅테크와의 기술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내년 상반기엔 AI 검색 서비스인 ‘AI 브리핑’도 선보인다. 기존 AI 챗봇이 결과물을 생성해 보여주는 것과 달리 AI 브리핑은 결과 요약, 출처 표시 기능뿐 아니라 관련 영상·이미지 콘텐츠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에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내년엔 광고, 지도, 쇼핑 등의 다른 서비스에서도 AI 기능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카카오는 대화형 AI 에이전트인 ‘카나나’를 내년 1분기에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시험하는 게 목표다. 이 앱 출시 일정에 맞춰 한국어 기반 이미지·음성 생성 AI 등을 고도화하는 단계다. 서비스의 빠른 응답속도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면 외부 AI 도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톡엔 맞춤법 교정 및 번역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했다. 웹툰·웹소설 앱인 카카오페이지에선 콘텐츠 추천 기술인 ‘헬릭스 큐레이션’을 지난 4월 선보였다. 웹툰·웹소설을 AI가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주는 ‘헬릭스 숏츠’ 기술도 도입했다.e커머스 앱 내놓는 네이버 vs 카톡 연계 강화한 카카오
내년 네이버와 카카오가 격돌할 또 다른 승부처는 e커머스다. 네이버는 맞춤형 쇼핑 앱인 ‘네이버 플러스스토어’를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선보이기로 했다. AI를 활용해 개인별 상품 추천 이유를 수치화해 알려줄 예정이다. 주문 1시간 내외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지금배송’, 다음날 오전 도착하는 ‘새벽배송’ 등의 서비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입점 업체들의 배송 서비스도 지원한다. e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인 쿠팡과의 경쟁이 예상된다.카카오는 별도 앱 대신 카카오톡을 통해 e커머스 사업을 밀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16일 e커머스 서비스인 ‘카카오톡 쇼핑하기’의 이름을 ‘톡딜’로 바꿨다. 카카오톡과의 연계성을 살리면서도 쇼핑 서비스로서의 정체성을 다지려는 브랜딩 전략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에서 이용자별 선물을 추천해주는 ‘AI 쇼핑메이트’의 시험 평가도 지난 13일 시작했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참고해 추천 근거를 제시한다.e커머스 거래액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두 업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네이버의 분기별 e커머스 거래액은 지난 3분기 기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9000억원)보다 5% 늘었다. 카카오는 분기별 e커머스 거래액이 올해 들어 2조5000억원 내외에서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중국산 e커머스 앱의 성장, 경기 불황 우려는 악재”라며 “쿠팡처럼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성공하는 쪽이 시장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