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잭팟 터진다" 우르르…간 큰 개미들 몰려든 곳

美 옵션 베팅 사상최대…'강심장' 개미들 몰렸다

하루 평균 4800만개 옵션계약
개인 투자자 비중 29%로 늘어
미국 주식시장에서 옵션 거래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통적으로 전문투자자의 리스크 헤지를 위해 활용되던 옵션 투자에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면서 옵션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옵션 결제 기관 OCC 자료를 인용해 “올해 평균적으로 하루 약 4800만 개 옵션 계약이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보다 9% 증가한 수치로, 1973년 관련 데이터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옵션 거래 건수는 5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정 일자까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권리를 제공하는 옵션 투자는 투자자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베팅할 수 있게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헤지를 위해 전문투자자가 주로 사용해왔다. 옵션 계약은 주로 단기 투자로 이뤄져 잭팟을 터뜨릴 수 있지만 손실을 볼 가능성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옵션 거래 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2023년 초 23%에서 작년 9월 기준 29%로 높아졌다. 캐서린 클레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마켓 글로벌파생상품 책임자는 “소매 투자자 진입이 옵션시장의 성장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많은 분석가는 옵션 거래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금리 기조에서 최근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귀환이 암호화폐 등 투기 자산의 가치 동반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개인 옵션 투자자의 활동은 주식시장의 선행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정 주가 상승에 베팅이 몰리면 해당 주식이 실제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Cboe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개별 주식 옵션 베팅은 전년 대비 15% 늘었다. 이는 각각 8%, 2.9%인 주가지수 기반 옵션 상품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거래 활동 증가율을 뛰어넘는 수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