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비상 계엄·대통령 탄핵으로 걱정 끼쳐 깊이 사과"
입력
수정
지면A6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국민의힘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30일 공식 출범했다. 비대위원과 주요 당직자에 소장파를 일부 기용했지만 핵심적인 자리에는 친윤(친윤석열)계가 포진했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와 맞물려 “쇄신보다는 현재에 안주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윤계·소장파 '균형 인사'
국민의힘 지지율 30%대 회복
"당 안정화, 쇄신엔 부정적일 듯"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권 비대위원장 선임안을 의결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권성동 대표 겸 원내대표가 지명했다. 선임안이 의결되면서 대표 역할은 권 비대위원장이 맡고,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에 주력하는 ‘투톱 체제’가 완성됐다.전국위 직후 권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에 임이자(3선), 최형두(재선), 최보윤·김용태(초선) 의원을 내정했다. 또 사무총장에는 이양수 의원(3선)을,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에는 각각 조정훈(재선)·김재섭(초선) 의원을 임명하기로 했다. 비서실장에는 강명구 의원(초선), 당 수석대변인에는 신동욱 의원(초선)이 내정됐다. 김상훈 정책위의장(4선)과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초선)은 유임됐다.
이 중 임이자, 조정훈, 강명구, 신동욱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김용태, 김재섭 의원은 소장파로 꼽히는 청년 정치인이다. “쇄신 요구를 고려해 수도권·청년 인사를 전진 배치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비대위원과 대변인 등 주요 보직에 친윤계 인사가 대거 배치되고,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전까지 당을 이끌던 친한(친한동훈)계는 배제됐다.
권 비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12·3 비상 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의 위기가 경제와 안보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루빨리 혼란을 안정시키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여야정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당 안팎에서는 ‘권영세 비대위’ 출범에 따른 당 안정화가 쇄신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계엄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난 당 지지율도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6~27일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더불어민주당 45.8%)였다. 11월 넷째주 32.3%이던 지지율이 계엄 이후 25.7%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의 무리한 연속 탄핵으로 보수층이 다시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당 쇄신의 동력을 잃어버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