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치이고 중국에 쫓기고...위기의 K-반도체




복합적인 위기 속에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온 반도체 산업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주요 경쟁 국가들의 패권 경쟁에 휘말리면서 반도체 강국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미국은 HBM을 비롯한 반도체 첨단 장비의 대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장비도 미국의 기술이 조금이라도 사용됐다면 규제 대상입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 한국 같은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셈입니다.'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압박 수위는 한층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을 '정말 나쁜 거래'로 평가하며 관세 압박을 예고 했기 때문입니다.

[김창범 /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정책 변화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2기 시대는 거센 도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인플레감축법 IRA나 반도체법 등을 고려해서 투자했던 우리 기업들은 향후 이러한 법안들이 어떻게 바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미국에 맞서는 중국은 빠른 성장세를 앞세워 한국 반도체 기업을 뒤쫓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는 범용 D램(DDR4)의 저가 판매를 통해 올해 시장 점유율을 11.8%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 회사의 2025년 점유율 전망치는 15.4%로 삼성전자(36.4)와 SK하이닉스(24.1%), 마이크론(17.4%)에 이은 4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특히 국내 업체의 주력 제품인 첨단 D램(DDR5) 양산에도 성공하며 기술력 격차도 크게 줄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국내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수 있을지 여부로 골머리를 앓는 동안,

중국 화웨이는 엔비디아에 대항할 제품(어센드910) 개발에도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김기남 / 공학한림원 회장: 현재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거 우리가 누렸던 기술적 우위는 점차 도전 받고 있고,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는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지고…]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를 앞세워 한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습니다.

2024년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64.9%로 1년 전보다 7% 포인트 늘었는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 포인트 줄었습니다.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또 다른 축으로 평가받는 ASE는 전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27.6%)하며 압도적 영향력을 자랑 중입니다.

미국의 관세압박과 중국의 추격, 대만의 기술력 사이에 낀 K-반도체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