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00억 승부수'…거금들여 사들인 회사, 뭐길래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로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도 신설

국내 최초 2족 보행 로봇 '휴보'.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가 미래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표 로봇 전문기업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31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로 늘려 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868억원을 투자해 1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 보유 중인 콜옵션을 행사한 것.

이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미래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더욱 탄탄히 구축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자회사 편입을 발판으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해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이다. 앞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로봇의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인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는다. 오 교수는 삼성전자의 미래로봇 개발에 힘을 보탠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글로벌 로봇 사업·개발 리더십 강화를 위해 '시너지협의체'를 운영한다. 이 협의체는 미래로봇 기술 개발과 사업 전략 수립, 수요 발굴 등을 통해 이들 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된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물류 업무 자동화에 활용하는 식이다. 이들 로봇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별 데이터나 환경적 변수 등을 AI 알고리즘으로 학습하고 분석해 작업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