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中, 4%대 중반 성장

중국 경제는 올해도 내수 부진에 허덕일 전망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와 통화정책 완화 효과로 4%대 중반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을 종합하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경제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4.2~4.7%를 제시하고 있다. 씨티그룹이 4.2%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고, UBS가 4.7%로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대다수 경제 예측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중국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격화할 미·중 무역 갈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 봉쇄, 미국 달러화 패권 도전에 대한 견제, 대중 무역 규제 확대 등으로 중국이 경제적 고립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4년 만에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선 중국이 강도 높은 재정 지출과 국채 발행 규모 확대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겠다고 강조하고 있어 급격한 둔화는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 중론이다.
중국 정부 역시 올해 대내외 경제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3%로 유지해온 재정적자 비율을 올해 4% 가량으로 높이려는 것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서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리창 총리는 올해 경제가 어려움에 맞닥뜨릴 것이라면서 이미 당국자들에게 속도감 있는 업무 추진과 성과 도출을 주문했다.

중국 정부는 유럽 혹은 아시아 국가 등과 협력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해 중간재 생산 기지를 베트남이나 멕시코 등으로 이전하려는 노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일단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의 회복 여부는 내수와 부동산 시장 안정세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소매판매 등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하면서 소비 심리 자체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올해 적극적인 태도로 금리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경제 기조를 ‘안정 속 성장’과 ‘성장으로 안정 촉진’을 잡은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5% 안팎 성장률 목표치를 내세워 시장의 기대 심리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과학기술 혁신이 아닌 전방위적인 내수 확대를 올해 경제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올린 것에서 알 수 있듯 대규모 설비 투자, 문화 관광업 발전 촉진 등으로 소비 진작에 경제 정책의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일부 기업에는 글로벌 투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