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銀 "美 금리 인하폭 축소"

2025년 미국 경제는 소비와 투자 부문에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년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도널드 드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강한 경제로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질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 등이 변수로 꼽힌다.

○2% 초반 성장

미국 중앙은행(Fed) 등 주요 기관들은 2025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보다는 낮아진 2% 초반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2024년 2.8%를 전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5년 2.4%로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세계은행은 2.5%에서 1.8%로, Fed는 2.5%에서 2.1%로 낮춰 잡았다. Fed가 제시한 증가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된 전망치들 가운데 중간값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8%에서 2.2%로, 미국 의회예산국은 2.6%에서 2.1%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19개 월가 투자은행 평균은 2.7%에서 2.1%로 내다봤다.

경기침체 확률은 이전에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낮아졌다. 주식, 부동산 등으로 가계자산이 늘면서 생긴 부의 효과와 견조한 노동시장으로 강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11월 소매판매가 7246억달러로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월 대비 0.5% 증가를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을 웃돈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 상승했다. 시장 기대를 웃돈 소매판매 최신 지표는 미국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가 투자은행 대상으로 조사한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물었을 때 중간값이 2024년 7월에는 30%로 나왔지만 12월엔 20%까지 떨어졌다.

○관세 현실화 시간 걸려

관세 인상, 이민통제, 감세, 규제완화 등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변화는 발효시기, 순효과 등을 예측하기가 어려워 전망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2024년 12월 FOMC 회의에서 내년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들 정책이 현실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의 경우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후 국제비상경제권(IEEPA)을 발동하지 않는 한 새로운 관세부과를 위해서는 무역법 절차를 따라야 한다. 여기에는 관련 기관의 보고서 작성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토대로 발효할 때까지 보통 9~11개월이 소요된다.세금 인하나 규제완화 정책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이민 정책은 국경 검문 및 보안 강화, 영주권 발급 축소 등을 대통령 임기 시작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117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체류자 추방을 한꺼번에 실행하기엔 인력과 예산 문제 등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뉴욕 월가 투자은행(IB)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 등을 반영해 기존에 전망했던 내년 금리 인하 폭을 축소하고 있다. 관세 인상으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10개 투자은행(IB) 중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은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Fed가 12월 경제 전망요약(SEP)에서 제시한 것과 같다. 도이치방크는 내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노 컷(no cut)’ 시나리오를 내놨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 웰스파고는 0.75%포인트 인하, 씨티그룹은 1.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TD 뱅크는 1%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