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오세훈, 시청 앞 합동분향소 조문…"유가족에 깊은 위로"

서울시, 합동분향소 운영
내달 4일까지…5일간
추위에도 시민 발걸음 몰려
/사진=김영리 기자
서울시가 31일 오전 8시부터 중구 시청 본관 정문 앞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오전부터 시민들과 주요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뒤쪽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는 시민들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조의와 애도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헌화 공간 좌측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위원,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문 화환이 놓여있었다.
방명록을 남기는 시민들. /사진=김영리 기자
분향소를 찾은 몇몇 시민들은 헌화하기 전부터 울먹이는가 하면 추모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면서도 "말이 안 나온다",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출근길에 분향소를 찾은 박모(42) 씨는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을 나누고자 방문했다"며 "생각도 못 한 사고로 인한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분향소를 함께 찾은 김성은(20) 씨는 "고향이 전라도라 마음이 더욱 아프다"며 "연말에 너무 안 좋은 일이 생겨 추모하고 싶어 찾았다. 너무 안타깝다"며 울먹였다.김모(64) 씨는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가족 단위 희생자가 많아 안타깝다. 세살짜리 아이도 명을 달리하지 않았나"라며 "집이 종로라 이 길을 자주 오가는데, 지난여름 시청역 사고도 목격했던 터라 올해 일어난 사고들이 남 일 같지 않고 속상하다"고 밝혔다.

주요 인사 이른 오전 분향소 찾아 '애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오전 8시께 시 간부들과 분향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헌화 후 묵념으로 희생자를 기린 뒤 "애도의 마음을 표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마련했으니 많은 시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오 시장은 이후 페이스북에 '깊은 슬픔을 함께 나누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추가로 올려 "오늘 아침,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면서 "여기에 더해 서해상 선박 전복 사고 소식까지 들려와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시청 앞 합동분향소를 찾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사진=이민형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국무위원들도 오전 10시께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앞서 분향소를 찾은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도 방명록을 통해 "무안공항에서 희생된 모든 분의 안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서울시는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5일간 분향소를 운영한다. 시는 분향소에 헌화용 국화를 마련해 두고 안전한 환경에서 추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 및 안전요원도 상시 배치하고 있다.

공식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운영시간 이후에도 자율적으로 조문할 수 있다.

서울시는 국가 애도 기간에 진행 예정인 '2024 서울윈터페스타'를 비롯한 연말연시 행사를 축소·연기·취소하고 시민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하며 새해를 맞이할 계획이다. 내년 2월 9일까지 운영하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평소와 같은 회차로 운영하되, 음악 없이 조용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김영리/이민형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