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아파트 절반은 경쟁률 1 대 1 미만…"내년도 심리 위축"

사진=한경DB
올해 청약 신청을 받은 전국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1순위 마감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정국 혼란 등으로 인해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2020~2024년 민간 분양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올해 일반공급(특별공급 제외, 12월 셋째 주 1순위 청약 기준)한 전국 11만 5102가구 중 45.5%인 5만 2403가구만 1순위 마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1순위 마감 비율이다. 1순위 마감은 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넘는 것을 의미한다.2020년에는 1순위 마감 비율이 76.3%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금리 기조와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시장이 불안했던 2022년에는 1순위 마감 비율이 50.6%까지 급락했고 2023년에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다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공급 가구 중 45.5%만 1순위에서 모집 가구를 채웠다.

1군 대형 건설사들도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대구에서 공급한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와 인천 미추홀구의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각 0.03대 1과 0.52대 1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경기 평택시 장안동에서 분양한 ‘브레인시티 푸르지오’도 6개 주택형 중 5개 타입이 1순위에서 미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순위 마감률이 96.2%로 가장 높았다. 올해 서울에서 일반공급한 5261가구 중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 한강’과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의 일부 대형 타입과 은평구 갈현동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전용면적 74㎡ A타입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지가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반면 경남(24.9%) 대구(25.2%) 울산(25.3%)은 1순위 마감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4가구 중 3가구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 대 1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자료=리얼하우스
내년 분양 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석팀장은 “올해 청약시장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1순위 마감 비율이 급격히 감소했다“라며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도 예정되어 있어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양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