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안 오지?'…제주항공 희생자 기다리는 반려견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출처 = TV조선 뉴스화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참사 사흘째인 31일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이 마무리 돼가는 가운데 174명 신원이 확인됐다.국토교통부는 이날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어 "지문 대조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32명 중 1차 DNA 대조에서 17명, 2차로 10명을 각각 확인했다"며 "DNA 불일치 등으로 추가 확인 중인 인원은 나머지 5명"이라고 밝혔다.

탑승객 중 최연장자인 A(80)씨는 가족들과 함께 팔순 기념 여행을 갔다 참변을 당했다. 외국으로 간 아들을 제외하고 일가족 9명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샀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살던 전남 영광의 한 시골 마을 집에는 강아지 한 마리만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강아지는 마치 가족들을 기다리는냥 도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최연소 탑승객은 2021년생 3세 남아로 파악됐다. 이 아이는 기아타이거즈 소속 직원 B(43)씨 부부의 아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 가족은 아들의 첫 해외여행 추억을 만들어주려 태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고인이 된 B씨는 국내로 돌아오기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며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하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기아타이거즈 야구선수 출신 김병현은 SNS에 "기아타이거즈 팀장님 가족,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흰 국화꽃 사진을 올려 숨진 고인들을 애도했다.평소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알려진 김병현은 "비서실에 근무하던 제수씨와 사내 연애로 결혼까지 성공한 팀장,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너무 좋아하던 순박한 팀장님 모습도 떠오른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형이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이제는 야구 그만 보고 사랑하는 아내, 토끼 같은 자식이랑 그곳에서 부디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가 활주로를 넘어 공항 외곽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했다. 소방청은 구조됐던 승무원 2명을 제외한 승객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한편 법무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승재현 인권국장을 본부장으로 비상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법무부는 참사와 관련한 대다수 사망자가 가족 단위의 일반 국민인 만큼 사상자와 유가족의 피해 복구를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홈닥터, 마을변호사로 ‘중대재해 피해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현장에서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