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의 연속 국내 증시…'개인 투매 한 달 뒤 반등' 공식 통할까 [2024 증시 결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초엔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통상 개인 투자자의 투매와 지수 약세가 동반된 이후 약 한 달간 증시가 활황세를 이어간 경우가 많아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2019년 12월~2024년 12월)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동반 하락한 날 중 개인이 두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한 거래일 수는 24 거래일이었다. 이중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은 5 거래일을 제외하고 해당일로부터 한 달간 두 지수 흐름을 파악한 결과, 19거래일 중 9거래일 간 두 지수는 함께 올랐다. 5거래일 간 한 지수가 올랐다. 나머지 5거래일은 둘 모두 떨어졌다.계엄 이전 기준 가장 개인 투매 현상이 가장 심했던 날은 2021년 11월 29일이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을 기록한 날이다.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조77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0.92%, 코스닥지수는 1.35%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한 달 만에 코스피지수는 2993.29, 코스닥지수는 1028.05에 도달하며 각각 2.89%, 3.6%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개인 투매가 잦았던 2022년에도 두 지수에선 단기 회복세가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불안이 커진 2022년 6월 23일 코스피지수는 1.22%, 코스닥지수는 4.36% 내렸다. 하지만 이후 한 달이 지나자 지수 상승률은 각각 3.41%, 10.55%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 둔화 전망으로 투심이 위축된 같은 해 10월 19일에도 개인 순매도와 함께 양대 지수는 하락했지만, 한 달 뒤엔 코스닥지수가 5.99%, 코스피지수의 경우 9.25%까지 올랐다.

양근모 오르비스투자자문 대표는 “하락 원인은 대부분 개인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컸던 상태서 쏟아진 반대매매”라며 “드물게 발생하는 저가 매수 기회를 외국인과 기관은 이미 숙지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이달 ‘반등의 조건’이 맞아떨어진 날은 지난 9일과 26일로 모두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 특히 9일에는 계엄 사태 여파로 개인 투자자들이 양대 시장에서 1조202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규모가 컸다. 최근 5년 내 최대치다. 당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78%, 5.19% 내려 마감했다. 이후 최근까지 하락분은 만회했다. 26일을 기준으로는 코스피지수가 1.24% 내리고 코스닥지수가 0.38% 오르는 등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