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꺾인 거래량…개인·외인 '5조' 미련 없이 던졌다 [2024 증시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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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올해의 국내 증시 거래가 마감한 가운데 이달 증시 거래량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처음으로 개인과 외국인이 동시에 조단위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해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 총거래량(매도·매수 합계) 및 거래대금은 각각 537억4981만주와 611조2298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10월(506억6576만주), 거래대금은 9월(600억1942억원) 수치는 넘어섰지만 지난달(569억778만주·709조4974억원)에 비해선 모두 줄었다.개인과 기관의 순매도세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개인은 2조9680억원, 외국인은 2조3244억원을 팔아 치웠다. 월간 기준 개인과 외국인이 나란히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올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내던진 물량은 대부분 기관(3조8281억원)이 받아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 완화로 개인을 연말 매도 효과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라는 평가다. 통상 연말에는 주식 대량 보유에 따른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해 개인들 순매도가 펼쳐진다. 올해는 이 기준이 종목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돼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 환경이 마련됐다. 하지만 부진한 수익률 속에서 개인의 이탈 흐름 자체는 멈추지 못한 모습이다.
8월부터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들의 매매 행태도 결국 변함이 없었다. 규모는 이미 지난 9월 7조6643억원, 지난달 4조4887억원 등으로 적지 않던 상태였다. 이달엔 특히 계엄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4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42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치 변수가 야기한 투심 악화가 강해졌다. 외국계 자금을 운용하는 한 헤지펀드 대표는 “우리가 분단국가 현실을 잊고 사는데, 당시 외인들은 정부 부재와 그로 인한 국지전 발생까지 우려하는 등 공포감이 컸다”고 말했다.다만 올해 내내 지수 흐름이 부진했던 만큼 새해에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이며 증시가 활황세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대두된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정치적 혼란에 따른 외인 이탈과 개인들 해외 투자 열기 심화로 국내 반도체, 자동차, 금융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엔 자사주 매입 확대, 경기부양책 기대감 등이 증시에 긍정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 총거래량(매도·매수 합계) 및 거래대금은 각각 537억4981만주와 611조2298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10월(506억6576만주), 거래대금은 9월(600억1942억원) 수치는 넘어섰지만 지난달(569억778만주·709조4974억원)에 비해선 모두 줄었다.개인과 기관의 순매도세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개인은 2조9680억원, 외국인은 2조3244억원을 팔아 치웠다. 월간 기준 개인과 외국인이 나란히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올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내던진 물량은 대부분 기관(3조8281억원)이 받아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 완화로 개인을 연말 매도 효과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라는 평가다. 통상 연말에는 주식 대량 보유에 따른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해 개인들 순매도가 펼쳐진다. 올해는 이 기준이 종목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돼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 환경이 마련됐다. 하지만 부진한 수익률 속에서 개인의 이탈 흐름 자체는 멈추지 못한 모습이다.
8월부터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들의 매매 행태도 결국 변함이 없었다. 규모는 이미 지난 9월 7조6643억원, 지난달 4조4887억원 등으로 적지 않던 상태였다. 이달엔 특히 계엄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4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42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치 변수가 야기한 투심 악화가 강해졌다. 외국계 자금을 운용하는 한 헤지펀드 대표는 “우리가 분단국가 현실을 잊고 사는데, 당시 외인들은 정부 부재와 그로 인한 국지전 발생까지 우려하는 등 공포감이 컸다”고 말했다.다만 올해 내내 지수 흐름이 부진했던 만큼 새해에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이며 증시가 활황세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대두된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정치적 혼란에 따른 외인 이탈과 개인들 해외 투자 열기 심화로 국내 반도체, 자동차, 금융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엔 자사주 매입 확대, 경기부양책 기대감 등이 증시에 긍정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