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받을 준비했었는데 아무도…" 전남대 교수 '비통'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에서 구조된 승무원이 소방대원들에 의해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한 명이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추락사고 직후 급박한 상황에서 중환자를 받을 준비를 했으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단 한 명의 환자도 이송 오지 않은 비극에 허탈감을 표했다.

30일 조용수 전남대병원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계 당국의) 요청 즉시 DMAT팀(재난의료지원팀·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이 출동하고 속속 응급실로 모여 중환자를 받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라며 "한명도 이송 오지 못했다"고 비통해했다.그는 "단 한 명도 이송 오지 못하였다"며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도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무너져 내린다"라고도 했다. 이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국화 사진도 첨부했다.
조용수 교수 페이스북
조 교수가 언급한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은 이번 참사 희생자인 전남대병원 동료 교수 김 모(47) 씨로 보인다. 김 교수는 소아과 의사인 아내와 휴가를 내고 두 자녀와 함께 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은 사고 당일인 29일 오후 9시 6분을 기준으로 무안군 항공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79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생존자는 남녀 승무원 2명으로 기체 꼬리 칸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이들은 목포한국병원 응급치료 후 가족의 요청에 따라 각각 이대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참사 사흘째인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망자 중 5명을 제외한 174명 신원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문 대조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32명 중 1차 DNA 대조에서 17명, 2차로 10명을 각각 확인했다"며 "DNA 불일치 등으로 추가 확인 중인 인원은 나머지 5명"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출처 = TV조선 뉴스화면
탑승객 중 최연장자인 A(80)씨는 가족들과 함께 팔순 기념 여행을 갔다 참변을 당했다. 외국으로 간 아들을 제외하고 일가족 9명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샀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살던 전남 영광의 한 시골 마을 집에는 강아지 한 마리만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강아지는 마치 가족들을 기다리는 듯 도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