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푸릇하게'…새해 첫 달 추천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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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지난해 해외여행 인기 속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국내 주요 여행지들은 올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대다수 해소되고 특색있는 여행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행객들이 국내 여행지로 발길을 돌릴 것이란 기대에서다.
한국관광공사는 매월 국내 가볼 만한 곳의 테마를 정해 여행지를 추천한다. 2025년 새해 첫 추천 여행 테마는 '겨울에도 푸릇하게'다. 추천 여행지는 △서울식물원(서울 강서) △국립한국자생식물원(강원 평창) △국립생태원 & 장항송림산림욕장(충남 서천) △하동송림(경남 하동) △1004섬분재정원(전남 신안) 등이다.
사계절 초록으로 물든,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은 마곡나루역과 맞닿아 있는 지하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도심 속 식물원이다. 축구장 70개 크기인 서울식물원은 넓은 잔디가 깔린 열린 숲과 둥그런 산책로 호수원, 조류의 보금자리 습지원, 주제정원과 온실로 이뤄진 4개 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온실은 겨울에 특히 인기가 높은 공간이다. 이곳은 살아 있는 세계 식물대백과사전으로 불린다. 열대와 지중해에 있는 12개 도시의 식물 1000여 종이 자란다.지중해관은 연중 온화한 기후를 가진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서 식생 하는 식물들로 꾸며져 있다. 레몬과 올리브, 코르크 등의 다양한 식물이 자란다. 온실 곳곳에는 나라별 특색을 보여주는 정원과 포토존이 있어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한 바오바브나무도 볼 수 있다. 바오바브나무는 2000년 이상 자라는 나무로 굵은 줄기에는 무려 3t가량의 물을 품고 있다.다음 달까지는 열대 난초와 나뭇가지를 활용해 만든 겨울요정들을 만나볼 수 있는 '윈터페스티벌'도 펼쳐진다.
토종 희귀 자생식물의 요람, 국립한국자생식물원
강원도 평창 오대산 숲속에 자리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외래종을 배제하고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로만 구성한 식물원이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 산림청에서 지정한 국가 희귀·특산물 보전기관이다.관람 공간은 크게 희귀식물원과 특산식물원, 100회마라톤공원, 동물이름식물원, 모둠정원, 비밀의화원, 비안의언덕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야외공간이어서 겨울에는 꽃과 화초를 만날 수 없다. 이를 보완해 겨울에도 야생화를 볼 수 있도록 전시 온실을 조성 중이다.국립한국자생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야생화로 단양쑥부쟁이를 들 수 있다. 단양에서 처음 발견돼 붙은 이름으로 구절초, 벌개미취와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야생화다. 비안의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은 야생화 재배단지에도 가을에 식물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식물인 벌개미취 군락지가 있다. 대군락을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에 사진 명소로 꼽힌다.
우리나라 고유의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자라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재현한 공간 비밀의화원에는 20m는 되어 보이는 소나무 군락이 겨울에도 푸른 초록을 품고 있다.
계절을 거스르는 초록빛 여행, 국립생태원 & 장항송림산림욕장
생물 다양성의 보고 충청남도 서천에 자리한 국립생태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 및 조사, 교육, 전시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대표 시설 에코리움의 핵심 전시는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등 5대 기후관이다. 약 3,000㎡ 규모의 온실에 꾸민 열대관에는 각종 열대 식물과 열대 해수어, 담수어, 양서류, 파충류가 서식한다. 세계 최대 담수어인 피라루크와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커다란 보아뱀부터 모래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사는 자그마한 정원장어와 물구나무선 것처럼 유영하는 레이저피시까지 신기한 생물이 가득하다.'시서스'라 불리는 커튼담쟁이가 늘어진 터널 같은 공간은 영화 '아바타'를 떠올리게 하는 신비로운 분위기 덕에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사막관에는 방울뱀, 도마뱀 같은 사막 파충류를 볼 수 있다. 특히 사막여우와 검은꼬리프레리도그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지중해관에는 바오바브나무나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 식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반도 기후 환경과 생태계를 재현한 온대관에서는 제주도를 느껴볼 수 있다. 온대관은 실내외 공간 연결로 야외에는 설악산 계곡 지역과 수달사, 맹금류사를 배치했다. 극지관에서는 남극과 북극에 서식하는 펭귄을 만날 수 있다.
전시관은 한반도 북부 개마고원과 시베리아 북부의 타이가, 툰드라를 거쳐 서서히 북극과 남극에 이르도록 전시를 설계했다.
한 목민관의 애민 정신이 깃든 숲, 하동송림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한 하동송림은 조선 영조 21년(1745년) 하동도호부사였던 전천상이 만든 인공 숲이다. 섬진강과 마을 사이를 가로막아 모래나 바닷바람이 날아드는 것을 막기위해 조성됐다고 전해진다. 울창한 송림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으로 하동은 '백사청송'의 고장이라고 불린다. 지금은 900여 그루의 소나무만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하동송림에는 초창기에 심었던 것들을 비롯해 후계목(천연기념물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개체), 군민이 기증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남은 소나무 숲을 중심으로 송림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숲 한가운데로 오솔길이, 가장자리로는 자전거도로를 겸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소나무마다 각기 다른 모양새로 줄기를 뻗은 모습이 서로 다르면서도 사뭇 조화를 이룬다.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져 들어오는 햇볕이 더해지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와도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붉은 애기동백 가득한 신안 1004섬분재정원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도에 있는 ‘1004섬분재정원’은 바다 중심부를 차지하는 섬이다. 육지를 기준으로 목포시와 무안군, 신안군 쪽으로는 자은도와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를 오가는 길목에 있다.1004섬분재정원에는 분재원과 작은수목원, 초화원, 쇼나조각원, 애기동백숲길 등이 갖춰져 있다. 애기동백은 설립 전부터 자라고 있었다. 1004섬분재정원이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해 현재는 약 2만 그루 이상에 달한다. 한 그루에 애기동백이 2000여 송이 개화하는데, 날씨가 따듯한 해에는 1004섬분재정원 전체에 최대 4000만 송이의 동백꽃이 핀다. 많은 수 덕분에 애기동백은 1004섬분재정원을 대표하는 수종이 됐다.
애기동백은 가을 단풍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11월부터 해를 넘긴 2월까지 빨간색 꽃을 피운다. 하루 중 애기동백이 가장 고운 모습으로 보이는 시간은 해가 서쪽으로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다.
1004섬분재정원에는 애기동백숲길 외에도 즐길 장소가 많다. 쇼나조각원은 쇼나 부족이 만든 약 120점의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이다. 쇼나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짐바브웨의 부족 이름이다. 정과 망치로 주로 인간의 모습을 조각했는데, 피카소와 마티스의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분재원은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다. 분재작품을 전시하는 유리온실에는 수령이 1500~2000년 된 주목 분재작품도 볼 수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