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없냐'…애도 계엄령(?) 어겼다가 뭇매 맞은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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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 국가애도기간에 셀카 올렸다 '뭇매'179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내년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이 지정됐다. 국민들이 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애도하는 가운데 일부 스타들이 일상이 빈축을 샀다.
"모든 것이 운?"… 안현모, 애도글 '시끌'
최혜선, 여객기 참사 영상 SNS 공유
서울시, '불꽃쇼' 유람선 운항 6개월 금지
네티즌 "과도한 징계…회사 망하란 소리냐"
넷플릭스 '솔로지옥3', 웨이브 '피의 게임' 등에 출연한 인플루언서 최혜선은 31일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공유했다.문제는 해당 영상이 폭발까지의 사고 모습을 담고 있었다는 것이다. 각종 매스컴에서도 유가족 및 국민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고 직전 활주로를 달리던 모습까지만 전해졌던 그 영상이다.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최혜선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제가 생각이 정말 짧았다.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배우 전종서는 일상 셀카를 올려 구설에 올랐다. 그는 지난 30일 SNS에 "오늘도 촬영"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그중에는 차 안에서 대기 중인 모습이 담긴 셀카도 있었다. 별다를 게 없는 일상일 뿐이었지만 '국가 애도 기간에 굳이 셀카를 찍어 올렸어야 했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종서는 끝내 사진을 삭제했다.방송인 안현모 또한 30일 SNS에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그리고 오늘도 며칠째 비행기에 오르지만 날고 내리는 모든 것이 운이었음을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었음을. 생각할수록 들숨도 날숨도 비통할 수 있음을"이라는 글을 썼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네티즌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모든 게 운이라니", "대참사를 두고 자신의 일상에 감사하다는 표현은 부적절해 보인다", "희생자들은 운이 없었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다음날 댓글 창을 닫아야 했다.이들의 행동에 대해 "경솔했다"는 지적과 더불어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앞서 제주항공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한강에서 선상 불꽃놀이를 강행한 유람선 업체가 6개월 운항 금지 처분받았다는 소식에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179명이 사망했는데 어떻게 폭죽을 터트릴 수 있느냐는 비판이 거세자 서울시는 한강 유람선 업체인 현대해양레저에 대해 6개월간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하지만 부적절한 일이었을 수는 있어도 사회적 약속인 모든 예약이 전면 중단됐어야 하는 것이냐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현대해양레저 김진만 대표이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다시 생각해 보면 행사는 취소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애도 기간 선포 전이었고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이라 미숙한 판단이었다"며 "엄중한 상황과 대형 참사 속에서 모든 분이 애도하는 시기에 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선상에서 진행된 불꽃은 외국인 방한 인센티브 단체와 이미 계약된 행사로, 당일 일방적 취소가 불가능했다. 다문화 어린이 초청행사와 연말 사회봉사 단체 초청행사 등 200여명의 탑승이 결정된 상황이었다"며 "어려운 관광업계의 현실이 하지 못할 행사, 하지 말아야 할 행사를 구분하기 어렵게 했다"고 해명했다.
참사 당일 공연을 진행한 이승환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애도를 표하며 다음 일정인 충남 천안 공연 취소를 공지했다.
정부는 국가 애도 기간 선포 후 참담한 슬픔 속 연말연시에 집중됐던 공연과 행사는 잇달아 연기되고 있다.
참사 당일 열린 콘서트는 희생자 애도로 시작됐다.
가수 성시경은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가수 임영웅은 깊은 슬픔을 느낀다는 애도로 콘서트 문을 열었다.
가수 조용필 또한 이승환과 마찬가지로 다음 달 4일 예정했던 콘서트를 각각 열지 않기로 했다.
지상파 3사도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등 연말 시상식 생방송을 줄줄이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SNS에 일상 사진조차 올릴 수 없는 현실을 두고 '추모 계엄령'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한편 지난 29일 오전 태국을 출발해 무한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여객기는 한 차례 착륙을 포기하고 두번째 착륙시 랜딩기어 없이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여객기는 활주로 끝 콘크리트 재질의 둔덕에 부딪혀 폭발했다. 이 사고는 181명 탑승자 중 179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