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2025년 금리 어디까지 인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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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5%로 인상하면, 추가 인상은 7월 이후2025년은 일본은행이 지난 30년간 일본에서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23년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임기도 반환점을 맞는다. 미국은 금리 인하를 시작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으로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년 일본 경제를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다.
두 차례 올려도 미·일 차이 3%포인트 이상
“엔화 약세 압력은 계속될 것”
① 금리 인상 언제
우에다 총재는 줄곧 “경제·물가 정세 개선이 계속되면 그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 금리 인상 판단의 포인트로 일본 춘계노사협상과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춘투 결과가 나오는 것은 3월이지만, 일본은행 관계자는 “연말연시 경영자 발언과 1월9일 지점장 회의에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1월2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다. 정권 주요 멤버의 면면이 굳어지고, 취임에 가까워질수록 정책 방향성은 구체화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했지만, 일본은행 관계자는 “1월 금리 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일본은행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일본은행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반년에 한 번 정도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만약 2025년 1월 금리를 연 0.5%로 인상하면, 추가 금리 인상은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가계와 기업 모두 아직 ‘금리 있는 세상’에 익숙하지 않다. 일본의 금리가 마지막으로 연 0.5%를 넘은 것은 1995년으로, 30년 전이다. 일본은행 간부조차 ‘연 0.5%를 넘는 금리’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연 0.5%로 인상한 뒤엔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점검하고 가을 이후에 연 0.75%로 추가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② 엔저·물가 상승 계속되나
당초 시장에선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일본은행이 ‘현상 유지’를 결정하자 비둘기파로 비친 이유다. 그 결과 외환시장에선 엔화 약세가 가속했다. 지난 26일엔 한때 달러당 158엔대로 올라서며 약 5개월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신선식품 제외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지난 11월까지 2년8개월 연속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일본은행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 가격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서비스 가격 상승률은 10월, 11월 연속 1.5%를 기록하며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우에다 총재는 “경우에 따라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정책은 재무부 소관이다. 그러나 통화정책을 해석하는 데 있어 물가와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엔저에 따른 물가 상승 리스크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7월 회의 이후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최근 전망에서 2025년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행이 두 차례 금리를 올려도 2025년 말 기준 미·일 금리 차이는 3%포인트 이상이다. 한 일본은행 관계자는 “엔화 약세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언제든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파이팅 포즈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③ 금리 인상 장애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다. 예를 들어 관세는 어느 나라에 어느 정도 부과할지, 기존 발언을 실행에 옮길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새 행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적극 재정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엔화 약세, 달러 강세가 진행되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진다. 이 경우 일본은행은 물가 상황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일본의 정치 정세도 초점이다. 기시다 후미오 전 정권은 일본은행의 금융 정상화에 이해를 표시했다. 일본은행의 3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 7월 추가 금리 인상은 정치권의 큰 반대를 받지 않았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일본은행을 존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자민·공명 연립은 소수 여당이다. 향후 정국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성이 정치적으로 거론될 수도 있다.지난 26일 일본은행은 처음으로 향후 금리 인상이 일본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공표했다. 연 0.75%포인트 속도로 연 2%까지 인상하는 가장 엄격한 시나리오에서 2027~2028년께 최대 2조엔 규모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은행의 이익은 대부분 국고에 납부되기 때문에 일본은행의 재정은 정치권의 관심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