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안공항 관제탑, 핫라인 대신 일반전화로 119 신고

최초 신고 9시 3분 18초
아침 9시부터 30분간 신고 7건
사진=뉴스1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제주항공 7C2166편)가 충돌한 직후 공항 소방대원 세 명이 동시에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소방본부와 무안공항 소방상황실 간 버튼 하나로 교신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핫라인이 구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 관계자가 일반전화로 신고할 만큼 상황이 긴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31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소방본부 종합상황실에는 사고 당일 아침 9시부터 30분동안 총 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관제탑이 조류 충돌에 주의하라고 알린 8시 57분과, 기장이 긴급 구조 신호인 '메이데이'를 선언한 8시 59분 무렵에는 별도의 신고가 없었다. 최초 신고 시간은 9시 3분 18초로 기록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사고 시점은 9시 3분으로, 신고자는 여객기 폭파 직후 소방 당국에 전화를 건 셈이다. 공항 관계자는 "무안공항이고, 비행기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비행기가 터졌다"고 전했다.

이후 9시 3분 29초와 33초에 공항 소방대 소속 직원들이 연달아 사고 소식을 다급히 알렸다. 두 번째 신고자였던 공항 소방대원은 "비행기가 추락했다, 터졌다"고 보고했다. 공항 소방대의 구조 요청을 접수한 소방 당국은 9시 6분 재난망을 통해 중앙119 구조본부, 전북소방본부, 광주소방본부, 영광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지원을 요청했다. 전남지방경찰청과 군부대도 동원했다.

민간인 목격자들의 신고는 총 네 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세 명은 "불이 났다 연기가 보인다"고 말했고, 마지막으로 9시 27분에 신고한 목격자는 "활주로에 사람이 널려있어 구급차 많이 필요한 거 같다"며 처참한 사고 현장 상황을 묘사했다. 다만 공항 소방대가 핫라인을 두고 일반전화로 119로 신고를 한 점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공항 소방대 상황실 안에는 비상 버튼을 누르면 전남소방본부, 무안소방서 등 협정 소방서와 직통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긴급전파 단말기가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당일 사용 여부는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나가 있던 소방대원 세 분이 동시에 전화를 걸었던 걸 보면 상황이 워낙 급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날 공항소방대는 오전 9시 2분 34초 관제탑으로부터 출동 요청을 받고 20초 뒤 출동을 완료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11분 뒤인 9시 14분이다. 소방 당국은 9시 16분 소방 대응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고, 9시 46분 초진을 마쳤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