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로…'인간형 로봇 전쟁'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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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35% 확보, 자회사 편입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등 로봇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회사 역량을 집중해 미래 대표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내 대표 로봇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테슬라,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전쟁에 삼성전자도 본격 참전한 것이다.
콜옵션 행사, 2674억 추가 투자
삼성, 미래 로봇사업 발판 마련
차세대 AI 로봇 공동 개발키로
2035년 글로벌 55조원 시장
협동로봇·자율이동로봇도 공략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올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868억원을 투입해 지분 14.7%를 확보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콜옵션을 행사, 지분율을 35%로 끌어올렸다고 31일 발표했다. 삼성은 지분 20.3%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2675억원을 들였다. 삼성전자가 최대주주가 된 만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된다.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KAIST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제품군은 현재 4족 보행 로봇과 협동로봇 등으로 확대됐다. 기술력 측면에서 검증된 회사를 손에 넣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접목해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로봇추진단이란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단장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창립 멤버인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를 앉혔다. 미래로봇추진단은 삼성과 레인보우로보틱스 간 시너지 창출은 물론 미래 로봇 개발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55조원 휴머노이드 시장 공략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한 건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가 스마트폰처럼 인류의 필수품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2035년 380억달러(약 55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테크도 이런 트렌드를 감지하고 앞다퉈 휴머노이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5년 전 해체한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지난해 재가동했고, 테슬라는 2026년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대량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만큼 일단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활용해 생산·물류 자동화를 구현하는 식으로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2030년 반도체 공장 무인화’ 목표를 실행하는 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한다는 얘기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제품을 국내외 기업에 판매하는 일도 삼성이 돕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곳곳에 촘촘히 들어선 삼성전자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레인보우로보틱스 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이 자체 개발한 AI 반려로봇 ‘볼리’와 보행 보조 로봇 ‘봇핏’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때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선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계기로 국내외 로봇 투자를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은 해외투자 회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업체인 피규어AI, 1X테크놀로지스 등에 투자했다. 피규어AI는 빅테크 기업이 투자한 휴머노이드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