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장, 법무법인 첫 매출 4000억원 돌파

SK그룹 구조조정 '싹쓸이' 수임
최양하·허영인 사건 무죄로 형사 역량 과시
법무법인 광장이 국내 법무법인 최초로 연간 매출 4000억원(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을 돌파했다. 로펌업계 성장세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대기업 구조조정과 대형 형사사건 수임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대비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김상곤 광장 대표변호사(사진)는 1일 "2024년 매출이 41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기업 구조조정 자문과 형사공판 분야의 성과가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한경 로앤비즈 로펌 DB에 따르면 광장 매출은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2021년 3659억원, 2022년 3763억원, 2023년 3726억원이다. 법인이 아닌 김장법률사무소에 이어 로펌업계 2위 매출 규모다.

광장의 실적 호조는 SK그룹 관련 자문이 주효했다.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대기업 구조조정 자문을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 광장은 SK온, SK온앤무브, SK이노베이션-SKS 합병 등 SK그룹의 주요 구조조정 건을 대부분 수임했다. 또 티빙-웨이브 합병 자문도 맡으며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형사송무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배임 사건에서 무죄를 이끌어내는 등 대형 기업인 형사사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판사 출신인 성창호, 정다주 변호사가 주축이 되어 형사공판 분야에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김 대표가 2022년 취임 이후 추진해온 '리밸런싱' 전략도 성과를 냈다. 기업 자문에 쏠린 수요를 다른 영역으로 재배치하기 위해 산업안전·중대재해, 디지털헬스, STO(토큰증권 발행), 우주항공산업팀 등 새로운 전문팀을 신설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광장은 지난해 강동혁, 장준아, 정기상 변호사 등 법원 출신 인재와 이상현, 박양호 변호사 등 검찰 출신 법조인을 대거 영입하며 송무와 형사 분야 역량을 강화했다. 현재 광장의 전체 인력은 888명 규모로, 1994년 설립 당시 30여 명에서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