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확 꺾인 경기·인천 분양시장…곳곳서 미달 속출

부동산 프리즘

경기·인천 1순위 평균 0.5 대 1
매수세 위축돼 청약열기 급랭
"서울도 외곽부터 침체 가능성"
지난해 12월 경기·인천 분양 단지 대부분이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정국 혼란까지 겹치자 수도권 외곽 지역부터 청약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21개 단지, 8350가구가 1·2순위 청약을 받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에서 5개 단지, 1144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여기에 1순위 청약 통장 5만2241개가 쓰여 평균 4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71가구 입주자 모집에만 3만4000여 명(482.8 대 1)이 몰려 서울 전체 평균 1순위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경기와 인천은 분양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말 인천에서 공급된 2개 단지, 977가구 일반분양에 1순위 청약 통장 443개가 쓰였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0.5 대 1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기에서 분양한 6개 단지, 3732가구 1순위 청약에는 1828명이 참여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5 대 1, 14.1 대 1이던 경기와 인천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1월 2.0 대 1, 2.5 대 1에 이어 12월엔 모두 0.5 대 1로 곤두박질쳤다.정부와 금융권이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경기·인천 외곽 지역 아파트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내리면서 신규 분양 단지를 향한 관심도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1만5866건에서 9월 8107건, 11월 7404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인천 아파트 거래량은 3331건에서 1797건으로 감소했다. 거래가 줄자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후곡16단지동아코오롱’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5억63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해 10월 같은 면적이 6억3600만원에 거래된 지 2개월 만에 7300만원 내렸다.

경기·인천에서 시작된 수도권 분양 시장 침체가 서울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서울도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단지를 제외하면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