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올해 7000 간다…M7 상승세는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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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전망올해도 미국 주식시장은 활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견고한 경제에 힘입어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트럼프 '친기업 행보' 기대
올해 美 증시 추가상승 전망
2년간 랠리 이끈 M7보다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기회
은행·통신·소비재 기업 유망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은 전년에 이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각종 불확실성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했고, 친기업 기조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찍이 승리를 확정 지으면서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마련했다.세계를 휩쓴 인공지능(AI) 열풍은 엔비디아(178%), 팰런티어(356%) 등의 주가 급등을 이끌었고 테슬라(62%)·메타(69%) 등 매그니피센트 7(M7) 종목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은행들은 올해 말 기준 S&P500이 7000을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2년여간 상대적으로 소외된 M7 이외의 종목이 올해는 훈풍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P500지수, 연말 6500 넘는다”
지난달 31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연초 이후 24.01% 상승해 5881.63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0.78% 뛰어 19,310.79을 찍었다. 다우지수는 12.8% 오른 42,544.22을,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10.8% 상승한 2230.16을 나타냈다. S&P500의 경우 2023년과 지난해 모두 24% 이상 뛰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뉴욕증시 벤치마크지수가 연속해서 연 20%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단 네 번에 불과하다.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S&P500지수가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26명 분석가 전망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말 S&P500지수가 6508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오펜하이머(7100), 웰스파고(7007), 도이체방크·야데니리서치(7000) 등은 7000 수준까지 내다봤다. HSBC(6700), 뱅크오브아메리카(6666)는 현재가 대비 11% 이상 오를 것으로 관측했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 씨티그룹은 6500을 점쳤다. 분석가들은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도 지금보다 12.4%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웰스파고는 S&P500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긍정적 전망의 이유로 짚었다. 기업 영업이익률은 지난 15년간 두 배로 증가했는데 순부채 대비 이익 비율은 같은 기간 절반으로 줄었다. 기업들이 돈도 잘 벌고 빚도 적으니,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을 과거 평균과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는 논리다. 크리스토퍼 하비 웰스파고 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가 기업 이익 증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인수합병, 신규 주식 공모 등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술주 주춤…중소형주 주목
다만 지난 2년간 뉴욕증시 랠리를 이끈 M7 종목의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공통으로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고려하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골드만삭스는 S&P500 기업 중 M7보다는 나머지 493개 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두 그룹의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 격차가 지난해 30%포인트에서 올해 6%포인트로 대폭 축소될 것이란 근거를 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제한적인 무역 정책은 미국보다 해외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M7은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반면 나머지 종목은 2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스티븐 위팅 씨티웰스 수석투자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높은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촉발하고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중소형 주식, 은행주, 제조업 리쇼어링의 수혜주를 매수하라”고 권했다. 하비 전략가 역시 은행 40%, 통신 서비스 40%, 소비재 20% 비중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