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여행 떠났다가…두 딸 결혼 앞둔 60대 아버지 '참변'

강기정 광주시장, 시민 희생자 빈소 찾아 안타까운 사연 전해
31일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빈소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의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중에서 올해 두 딸을 시집보내기로 한 60대 아버지도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일 오후 광주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희생자 A(62) 씨의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유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강 시장에 따르면 A씨는 음악 동호회 회원 8명과 함께 크리스마스에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태국 방콕에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는 두 딸을 올해 8월과 12월에 시집보낼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직 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두 명의 예비 사위들도 빈소 안내판에 사위로 이름을 올리고 함께 조문객을 맞고 있었다.

30여분간 조문을 마친 강 시장은 "고인의 두 따님이 곧 결혼을 앞두고 있고, 아빠 손을 잡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게 돼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고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 일행 중 4명은 고교동창생들로, 매우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이어 "유족들은 큰 슬픔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갈 마음을 갖고 계시다"며 "힘내셔서 함께 잘 이겨나가 보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31일 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 시장은 전날을 시작으로 시민 희생자들의 빈소를 차례로 조문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광주시민은 총 81명이나, 시는 타지에 주소를 두고 실제 광주시에서 생활한 4명을 포함해 총 85명이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오늘 오후부터 많은 분들이 본격적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모두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울러 강 시장은 이번 참사 희생자 중 A씨의 경우처럼 단체나 일가족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영락공원 추모관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함께 안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수습 절차에 따라 일행이나 가족이어도 함께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비해 안치실 100개를 따로 마련해 함께 모실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화장시설 부족으로 인해 장례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영락공원 화장시설 운영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2시간 연장해 1일 최대 55기의 화장로를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강 시장은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몇 가지 대책을 마련해뒀으나 실제 상황에선 달라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