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와 핵군축 협상 시도…韓에 회색지대 도발 이어갈 것"

올해 北 행보·국방정책 전망은
"北, 협상서 韓 배제할 가능성
올해 핵전력 고도화 주력할 듯"
올해 북한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와 한국을 배제한 ‘핵군축’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에 대해선 적대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해킹, 오물풍선 유포 등 이른바 ‘회색지대’ 도발을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일 원내 연구원들이 모인 ‘미래전략연구위원회’ 명의로 ‘2025 국방정책 환경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 KIDA는 올해 북한을 포함해 미·중·일·러 등 주변 강대국들의 예상되는 외교안보 정책을 담았다.KIDA는 북한의 올해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 “중·러를 중심으로 우방국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면서 이를 통해 미국 신(新)행정부에 대한 협상력 제고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2기 정부와의 협상과 관련해 “미·북 대화에 의존하는 기존의 선택지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과정에 입지를 확보함으로써 협상의 선택지를 추가하는 ‘확장된 협상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가 아니라 핵군축을 요구하거나 한국의 참여를 배제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게 연구원의 평가다.

군사 분야에서 올해 북한은 ‘핵·대량살상무기(WMD) 및 재래식 군사력 고도화’를 통한 대미 억제력 구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KIDA는 “북한은 체제 안전보장에 있어 ‘한·미 확장억제 강화’를 핵심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핵전력을 고도화하고 감시정찰 능력 개발을 통한 억제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대남 전략에 대해선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전략에 기반해 대남 적대시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며 “전술 무기체계 시험 도발과 다양한 회색지대 도발을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색지대 도발은 해킹 및 소규모 테러, 가짜뉴스 유포 등으로 상대에 타격을 입히려는 전략이다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끼칠 영향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연구원의 평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래적 접근법’ 때문에 한·일이 모두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KIDA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한·미·일 협의체를 포함한 역내 제도화된 소다자 협의체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을 적극 활용하고, 미국 신행정부 출범 후 동맹 갈등 요인을 관리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IDA는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중·러와 협력적 관계를 지속하면서 중·러·북 결속을 막아야 한다”며 “특히 양안 관계와 관련한 메시지 발신 수위를 관리하고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상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