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측, 소방 핫라인 두고도 일반전화로 119신고
입력
수정
지면A10
기장 메이데이 선언·추락 후에도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제주항공 7C2166편)가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한 직후 공항 소방대원 세 명이 동시에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소방본부와 무안공항 소방상황실 간에 버튼 하나로 교신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핫라인이 구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 관계자가 일반전화로 신고할 만큼 상황이 긴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본부 직통 소환버튼 안 눌러
1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소방본부 종합상황실에는 사고 당일 오전 9시부터 30분 동안 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관제탑이 조류 충돌에 주의하라고 알린 오전 8시57분과 기장이 긴급 구조 신호인 ‘메이데이’를 선언한 8시59분 무렵에는 별도 신고가 없었다.최초 신고 시각은 오전 9시3분18초로 기록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사고 시점은 9시3분으로, 신고자는 여객기 폭발 직후 소방당국에 전화를 건 셈이다. 공항 관계자는 “무안공항이고, 비행기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비행기가 터졌다”고 했다.
이후 오전 9시3분29초와 33초에 공항 소방대 직원들이 연달아 사고 소식을 다급히 알렸다. 두 번째 신고자인 공항 소방대원은 “비행기가 추락했다, 터졌다”고 보고했다. 공항 소방대의 구조 요청을 접수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6분 재난망을 통해 중앙119구조본부, 전북소방본부, 광주소방본부, 영광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지원을 요청했다. 전남지방경찰청과 군부대도 동원했다.
공항 소방대가 핫라인을 두고 일반전화로 119에 신고한 점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공항 소방대 상황실에는 비상 버튼을 누르면 전남소방본부, 무안소방서 등 협정 소방서와 직통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긴급전파 단말기가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당일 사용 여부는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소방청 관계자는 “현장에 나가 있던 소방대원 세 명이 동시에 전화를 한 걸 보면 상황이 워낙 급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