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루이비통이 온다"…신세계, '지방 점포 키우기'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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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신세계, 이르면 상반기 루이비통 매장 오픈신세계백화점이 '국내 백화점업계 1등' 타이틀을 롯데로부터 탈환하기 위해 '조(兆)단위 지방 점포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전점에 처음으로 하이엔드 명품 매장을 들이는가하면, 센텀시티점엔 서울에만 있던 VIP 라운지를 신설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국내 백화점 거래액 1등이 40년 만에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엔드 브랜드 첫 유치 성공
센텀점엔 VIP 라운지 신설 계획
지방점포 키워 거래액 1등 탈환 노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대전점(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점)은 이르면 올 상반기 루이비통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하면 신세계 대전점이 하이엔드급 명품을 유치한 첫 사례가 된다. 신세계 대전점은 2021년 개점 후 바쉐론 콘스탄틴·디올·불가리 등을 들여왔지만,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명품 매장은 그동안 없었다.업계에선 루이비통 유치가 신세계의 '지역 1번지' 이미지를 굳히는 동시에 전체 거래액 증가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대전점은 문을 연 지 4년밖에 안 됐는데도 갤러리아 타임월드를 제치고 충청권 최대 점포로 거듭났다. 지난해엔 9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 대전점을 루이비통 입점을 앞세워 1조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백화점은 '1조 이상 점포'(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본점·대전점)를 다섯 개나 보유한 국내 유일 회사가 된다.신세계는 대전점 이외에 '지방 점포 키우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 점포 중 유일하게 거래액 2조원을 넘어선 신세계 센텀시티점엔 강남점에만 있었던 VIP 라운지 '어퍼하우스'를 만들기로 했다. 부산을 넘어 경남권 전체 VIP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조5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대구점도 최근 구찌 매장을 새롭게 단장하는 등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가 국내 최초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강남점에 이어 지방 점포까지 강화하면서 오랜 숙원이던 '백화점업계 1등' 탈환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1963년 한국 최초 백화점인 동화백화점을 인수하면서 백화점 사업에 진출한 신세계는 1980년까지 1등이었지만, 롯데쇼핑이 등장하면서 빼앗겼다. 게다가 롯데쇼핑이 지방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거래액에서 격차가 나기 시작했다.하지만 최근 신세계가 부산·대구·대전 등에서 1위로 거듭나고, 롯데의 지방 점포들이 상대적으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두 회사 간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간 거래액 차이는 2021년 2조1000억원에 달했지만, 2023년엔 1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