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창 재판관 "헌재, 정치의 사법화로 어려운 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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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조·정계선 재판관 취임조한창 신임 헌법재판관(사법연수원 18기)이 2일 "헌법재판소 역시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재판관 "격랑 속 중심 잡겠다"
8인 체제 첫 발걸음, 尹 심리 '탄력'
조 재판관은 이날 서울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새로운 유형의 복잡한 사건들로 인한 심리지연이나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돼야 할 다수의 문제가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기관들의 합의롤 통해 해결되지 못한 채 사건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그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헌재에 대한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에 따르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려기까지 하다"며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 역시 기본적으로는 권력의 자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통한 기본권 보장이 어떻게 실현돼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겠다"며 "배려와 공감을 기본으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재판관인 알비 삭스의 저서 '블루 드레스'에 나오는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6년 임기의 각오를 재차 확인했다.조 재판관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지법·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등을 거쳤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21년 초 법원에서 나와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날 함께 취임식 연단에 오른 정계선 신임 헌법재판관(27기)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 있다"며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정 재판관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잘 보고 골고루 듣고 중지를 모아 헌법이 가리키는 방향을 제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재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슬픈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따라가겠다"고 말했다.그는 취임사를 마치면서 "빨리 (재판관) 한 자리 공석이 메워지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정 재판관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5년 사법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했다. 여성 최초로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지냈고, 2018년 30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하며 이름을 알렸다.
두 재판관 취임으로 헌재는 기존 6인 체제를 벗어나 8인 체제로 가동을 시작했다.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하도록 정하고 있고, 탄핵 결정에는 6명이 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8인 체제 구성으로 법적·절차적 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재판관의 임기는 이날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 6년이다.두 재판관은 이날 오후부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전원재판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헌재의 윤 대통령 사건 심리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예컨대 현재 주 1회인 윤 대통령 관련 재판관 회의를 주 2회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 등이 내부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