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돈 앞에서는 피도 물이 된다?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돈 앞에서는 피도 물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피해야 할 경고이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 부동산 상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 분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관리 상담 중에서 상속부동산의 관리 상담 비중이 부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가족 관계를 영원히 파괴할 수 있는 뇌관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초동의 한 중소형 빌딩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대학교수 P씨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연면적 2,200㎡ 규모의 빌딩을 상속받았습니다. 생전에 아버지가 혼자 관리하던 터라 임대차 계약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 실패를 겪은 동생이 빌딩 관리를 자청했고 가족들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월 3,000만원의 임대 수익이 발생함에도 2년간 배당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자 형제 간 불신이 깊어졌습니다.이와 유사한 사례로 마포구의 L씨 가족을 들 수 있습니다. 부친 소유의 상가건물을 네 자녀가 공동 상속받았는데, 막내가 건물 관리를 맡았습니다. 그러나 임대료 수납과 관리비 지출 과정에서 불투명한 운영이 이어지면서 형제자매 간 갈등이 심화됐습니다. 결국 중소형빌딩 자산관리 전문업체를 통해 월별 수입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기적인 수익 배분이 이루어지면서 가족 관계가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상속 직후부터 전문업체 위탁을 권고합니다. 이들은 임대차 계약 관리부터 시설물 유지보수, 세금계산서 발행, 임대료 수금, 건물 화재보험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임대료 연체 관리, 공실 마케팅, 정기적인 시설 점검으로 자산 가치 하락을 방지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전문업체 선정 시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실적, 관리 규모, 전담 인력 보유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서초동 빌딩 사례에서는 전문 위탁관리 후 공실률이 15%에서 5% 이하로 감소했고, 임대수입도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노후화된 승강기 교체, 주차장 개선 등 적절한 시설 투자가 이루어졌고, 시장 조사를 통해 임대료도 현실화했습니다. 자산관리자의 수시보고와 정기적인 월간보고 등을 통해 임대료 수납 내역, 관리비 지출 내역, 수선 이력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투명한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앞으로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부동산 상속 문제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가족의 화합을 지키면서 자산 가치도 높이기 위해서는 감정적 접근보다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위탁관리가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정(情)이 있어야 돈도 있다"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가족의 정을 지키고 자산 가치를 높이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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