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만, 외국인 인력 유치…'디지털 유목민' 비자 발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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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6개월 체류 가능대만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외국인 원격 근무자를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 체류를 허용하는 ‘디지털 노마드(유목민)’ 비자를 도입했다. 대만의 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고소득 전문인력 유치 총력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은 이달부터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정식 발급한다. 우선 남부 타이난시에서 시범 시행 중이다. 해당 비자를 발급받으면 외국인은 대만에 최장 6개월간 머물 수 있다. 대만은 디지털 노마드 유치를 위해 매년 1500억대만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디지털 노마드는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현재 58개국에서 관련 비자를 발급 중이다.대만 국가발전위원회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비자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2018년부터 과학기술 등 전문 분야에서 1∼3년간 대만에서 일할 수 있는 ‘취업 골드카드’ 비자를 발급해 외국인 전문 인력을 유치해왔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통해 고소득 숙련 외국 인력을 자국으로 끌어들인 후 이들 중 일부를 취업 골드카드 비자로 전환해 외국인 인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2032년까지 외국인 근로자 4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대만에는 2023년 말 기준 외국인 전문 인력 6만9500여 명과 이주 노동자 75만4100여 명이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2022년 기준 0.87명으로 한국(2023년 0.72명), 홍콩(2021년 0.77명)과 함께 세계 최저 수준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