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우주 천하 깨지나…블루오리진 '도전장'

위성 배달 '지각변동'

베이조스 우주기업 블루오리진
대형 재사용 로켓 6일 발사
스페이스X 이후 두 번째 시도
성공시 세계 우주산업 새 국면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 ‘뉴글렌’ 발사체(로켓)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우주 시장을 장악한 스페이스X 천하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과학계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재사용 발사체 뉴글렌의 7개 메인 엔진을 24초간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발사를 방불케 한 시험에서는 20t이 넘는 화물을 싣고 연료를 가득 채워 발사 전 상황을 똑같이 구현했다. 시험 후 미 연방항공청(FAA)이 발사 면허를 부여하면서 뉴글렌의 첫 비행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재럿 존스 블루오리진 수석부사장은 “이번 시험은 우주산업에 기념비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글렌은 오는 6일 첫 발사를 시도한다.뉴글렌은 높이 98m, 지름 7m의 2단 로켓으로 팰컨9과 ‘인류 역사상 최대 발사체’ 슈퍼헤비의 중간 사이즈다. 이름은 1962년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았던 존 글렌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뉴글렌은 지구 상공 2000㎞ 이하 저궤도(LEO)에 다수 위성 및 우주 망원경 등 부피가 큰 탑재체를 운반하기 위해 설계됐다. 로켓 2단 중 1단은 25회 재사용이 가능하다. 상용 발사가 성공하면 팰컨 시리즈(팰컨9·팰컨헤비)와 슈퍼헤비 이후 인류가 개발한 두 번째 재사용 발사체가 된다.

뉴글렌은 첫 번째 발사에서 블루오리진이 자체 개발한 우주 이동 플랫폼 ‘블루링 패스파인더’를 실어 나른다. 이 플랫폼은 고도 3만6000㎞ 안팎의 지구 정지궤도와 함께 달, 화성까지 다양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캐나다의 위성 서비스 업체 텔레샛과 프랑스 위성 운용사 유텔샛 등이 뉴글렌 고객으로 등록했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통신용 ‘벌떼 위성’ 스타링크를 겨냥해 베이조스가 준비해 온 카이퍼 위성 프로젝트도 올해 1분기 개시될 전망이다. 베이조스는 뉴글렌을 통해 아마존의 지구 전역 배달 비즈니스를 우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택배 회사다. 머스크가 스타십으로 달, 화성 등 태양계 행성에 사람을 이주시키면 베이조스는 이주민을 위한 화물 택배를 하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미니 스페이스X’로 평가받는 로켓랩도 2025년 재사용 발사체 ‘뉴트론’을 첫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민간 달 탑재체 서비스(CLPS) 2호 기업으로 지난해 2월 달에 50여 년 만에 첫 발자국을 찍은 인튜이티브머신스도 올해 초 2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미 나스닥시장 상장 업체다. 우주 발사체 시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발사체 시장 규모는 2022년 142억1000만달러에서 2030년 319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