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몰린다"…젊어진 네이버, 구글 진격에도 '안방 사수'

네이버, '검색 점유율' 유지
2년 연속 58%대 기록 '선방'
1030 UGC 증가…검색 품질↑
서치피드 강화, 검색 고도화
'AI 브리핑' 이르면 1분기 출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가 구글의 공세에도 안방을 내주지 않고 검색엔진 점유율을 지켜냈다. 1030세대 사용자들 중심으로 한 사용자생성콘텐츠(UGC)가 증가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검색이 쉬워진 데다 취향과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탐색 플랫폼'을 지향한 전략이 빛을 봤다는 평가다.

네이버 검색 점유율 58%…구글 33%로 2위

3일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58.14%로 나타났다. 전년(58.16%)과 유사한 수준이다.당초 업계 안팎에선 구글이 국내 검색시장에서 덩치를 키우자 토종 포털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2022년 네이버 점유율은 61.2%, 구글 점유율은 28.55%였으나 2023년 네이버가 50%대로 떨어지고 구글은 30%대로 올라서면서 흘러나온 얘기다.

하지만 네이버는 2024년에는 '점유율 유지' 수준에서 선방했다. 이 같은 '안방 사수' 배경에는 1030세대 사용자들의 몫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1030세대 사용자 비중이 큰 블로그·숏폼 콘텐츠가 늘면서 검색 품질이 향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통합검색 결과에 블로그 게시글과 숏폼 콘텐츠 '숏텐츠'를 노출시키고 있다. 모두 1030세대 사용자 비중이 큰 콘텐츠다. 검색 결과에서 1030세대가 생성하는 콘텐츠 비중이 확대되면서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2024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새로 개설된 블로그 수는 214만여개로 전년(126만개)보다 약 70% 증가했다. 블로그 전체 창작자 수 역시 2020년과 비교하면 30% 늘었는데 이 중 10~30대 증가율이 45% 수준에 이른다. 전체 블로그 창작자 가운데는 10~30대가 65%를 차지했다.

젊은 사용자층 비중이 큰 네이버 숏폼 서비스 '클립'도 성장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클립 재생수는 전년도 12월보다 7배 증가했다. 이 기간 클립 채널 수는 3배, 콘텐츠 생산량은 5배 늘었다. 블로그를 통해 제작한 클립 콘텐츠는 지난해에만 236만여개에 달한다.

검색 결과에 함께 노출되는 네이버 '지식인'도 1020세대 고민 상담소 역할을 하면서 '지식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했다. 지식인 전체 질문자 중 13~29세 비중이 60%에 달한다. 네이버는 이에 △질문 마감 기능 종료 △여러 답변 멀티 채택 △무제한 추가 질문·답변 △답변 투표 등 커뮤니티형 기능을 추가했다.

'검색'에서 '탐색'으로…1030 UGC에 검색 품질↑

기존에 '정보 검색'에 국한됐던 포털에서 '탐색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예고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취향·관심사를 탐색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전략 방향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통합검색 결과 하단에 표시되는 '서치피드' 영역에서 개인화 추천 기술을 고도화했다. 서치피드는 사용자 관심사와 과련된 새로운 콘텐츠를 탐색하고 발견할 수 있는 영역. 사용자가 검색 결과 중 어떤 문서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20대가 작성한 인기글'과 같이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영역을 신설해 검색 실험을 이어갔다. 검색 품질이 향상되면서 관련 매출도 뛰었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 검색 부문 매출은 753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검색 서비스는 구글과 달리 블로그, 클립 등 UGC 데이터 기반 중심"이라며 "이러한 젊은(최신 트렌드) UGC 증가는 검색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네이버 주요 매출원인 검색 매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사진=뉴스1

네이버 'AI 브리핑' 이르면 올 1분기 출시

네이버는 'AI 검색' 영역에서도 계속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보다 먼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큐'를 시범 도입한 데 이어 통합검색 결과 최상단에 일부 질의에 한해 요약된 답변을 제공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AI 브리핑'도 이르면 올 1분기,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선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맥락을 잘 이해해 검색을 요약해줄 AI 브리핑 기능을 내년 모바일 통합 검색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능은 PC와 모바일 모두 동시에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큐'가 요약한 답변을 최상단에 노출하는 것과 달리 AI 브리핑은 사용자 탐색을 도울 수 있도록 곳곳에 검색 결과를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AI 검색 서비스들이 중점을 두는 부분은 답변을 요약해서 상단에 빠르게 보여주고 해당 결과로 이동하는 것"이라면서 "AI 브리핑은 검색 결과를 빨리 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답변을 도출할 때 어떤 창작자들 답변이 활용됐는지 등을 통해 창작 생태계를 확장하려 한다. 그래서 상단에만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 결과 중간중간 검색을 돕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색 시장 재편 예상…다각적 노력 병행해야"

일각에선 구글의 'AI 오버뷰', 마이크로소프트(MS)의 '뉴 빙', 오픈AI의 서치GPT 등 해외 주요 AI 검색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지난해 11월 낸 보고서에서 "사용자와 친밀하게 대화하면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AI 검색엔진이 등장하면서 기존 키워드 중심의 단순 나열식 정보를 제공하는 전통적 검색엔진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검색엔진은 사용자에게 더 편리하고 향상된 검색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AI를 활용한 서비스 전반의 변화를 예고했다. 최 대표는 지난달 31일 임직원에게 보낸 뉴스레터를 통해 "2025년은 온 서비스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우리 서비스 전반에 더 큰 변화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