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김영성 대표, 임기 마지막해 '군살 빼기' 나선 이유 [돈앤톡]

KB자산운용 새해 조직 통폐합

운용본부 2개 통합·7개 조직 폐지
중간관리자 조직 5개 신설해 대체
ETF 성장 부진 속 쇄신 '드라이브'
사진=KB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3위권 KB자산운용이 조직을 대거 통폐합하며 군살 빼기에 나섰습니다. 기존 운용 자산별 본부 체계에서 유사·연계 조직을 묶는 방식으로 개편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업계에선 KB자산운용이 핵심 먹거리인 ETF 시장에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김영성 대표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메스를 들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4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올해부터 2개의 운용본부를 통폐합하고 7개의 조직을 폐지하는 대신 '중간관리자 조직' 5개를 신설했습니다. KB자산운용은 이달 1일부터 개편된 조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우선 글로벌멀티에셋본부와 글로벌운용본부를 통폐합해 글로벌멀티에셋본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글로벌멀티에셋실 △글로벌재간접실 △글로벌주식실 등 3실로 구성했습니다. 해외투자·재간접·자산 배분 영역을 한데 묶어 운용한다는 구상입니다.

또 해외인프라운용본부와 해외부동산운용본부를 통폐합해 글로벌대체투자본부로 묶었습니다. 운용 구조 관점에서 인프라·부동산 등 운용 자산별 분리돼 운영되고 있는 조직을 재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운용사(GP)와의 협력과 해외 딜(거래) 소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입니다.

올해부터 대체투자부문과 ESG·커뮤니케이션본부는 폐지됐습니다. 대체투자부문 대신 인프라운용본부 산하에 중간관리자 조직의 인프라투자실을 신설했습니다. 기존 인프라운용본부에는 ESG투자실만 두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인프라투자실이 함께 포함했습니다. 대체크레딧운용본부와 프라이빗에쿼티본부의 실 단위 조직은 모두 폐지됐습니다. LDI운용본부도 기존 4실 체제에서 3실로 축소됐습니다. 이에 따라 △LDI전략운용실 △LDI실물투자실 △LDI신성장투자실로 구성됐습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 등 보험사의 운용 전략에 따른 중점 추진 방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대면 영업에서 비대면·디지털 중심의 운용 체계로 전환하려 시도한 점도 주목됩니다. 디지털 마케팅 전담 조직인 디지털마케팅본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기존 상품마케팅전략본부에 포함돼 있던 고객분석마케팅실 기능이 신설된 디지털마케팅본부로 이관됐습니다. 고객분석마케팅실이 빠지면서 상품전략본부는 상품개발실과 상품관리실로만 구성됐습니다. 펀드오퍼레이션본부는 기존 2실(IT·스튜어드십)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강화한 펀드오퍼레이션실을 추가했습니다.

아울러 준법감시본부의 상위 조직인 준법감시인을 폐지했습니다. 그 대신 준법감시본부 내 준법추진실을 신설했습니다. 또 위험관리자책임조직이 폐지됐습니다. 이 또한 위험관리자책임조직 내 리스크관리본부에 리스크관리실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체했습니다.KB자산운용이 조직 슬림화 작업에 나선 이유로는 부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상대적으로 열위인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갈수록 커지는 ETF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놓지 않으면 언젠가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김영성 대표의 임기가 올해로 종료되는 만큼,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년 연장에 1년 옵션인 김영성 대표의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며 "그렇기 때문에 올해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