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와 수조원 계약" 호재 떴다…개미들 '들썩' [종목+]

현대글로비스 목표가 '줄상향'
"계열 의존 하락…비계열 고수익물량 확보 기반"
증권사들이 현대자동차그룹 운송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기아와 운송단가 인상이 돋보인 신규 장기운송계약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다.

3일 하나증권은 현대글로비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3800원에서 16만4000원으로, 대신증권은 13만3800원에서 17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현대글로비스가 2025~2029년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한 수출용 완성차를 해상으로 운송하고 각각 3조3400억원과 3조3300억원을 받기로 하는 계약을 작년 12월31일 체결한 게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해상운송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60% 수준에서 50%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운송단가가 높아져 수익성을 챙겼다는 평가를 내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앞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기아가 체결한 2022~2024년의 운송 계약의 경우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기아차의 국내 생산 물량 60%를 담당하는 데 따른 대가가 1조9600억원이었다. 이번 계약은 5년간의 수송 계약으로 국내 생산 물량의 50%만 담당하지만, 운임 인상이 반영돼 계약 규모는 6조7000억원으로 커졌다. 연간 평균으로는 약 1조34억원 규모다.

2021년 계약과 비교하면 연 평균 계약금이 약 87%나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계약과 이번 계약 모두 현대차와 기아 물량 100%를 수송하는 것을 기준으로 연간 계약 규모를 이 같이 산출했다. 그는 “이번 계약이 기대보다 훨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증권가에선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는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 물량이 줄어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 의존도를 낮춘 대신 중국 완성차 등 비계열 고수익물량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완성차를 신규 고객으로 영입하며 비계열 매출액도 증가하는 중이다”며 “수익성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완성차 해상 운송 업황도 호황이라는 분석이다. 유지웅 디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대규모가 현재 98척에서 5년 안에 130척 이상으로 급증하는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라며 “글로벌 주문자위탁생산(OEM) 자동차 운반선 수주 급증 모멘텀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특성상 완성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있어 현대글로비스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순환출자고리 해소 역할로 어닝 모멘텀(실적 성장 동력) 발생구간에서는 리레이팅(재평가)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봤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