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결국 '줄인상'…요즘 뜨는 가성비 여행지 어디?
입력
수정
"환율 심리적 저지선 1500원"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여행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달러 상승에 따른 해외여행 경비 상승은 물론 여행사 패키지 상품 가격도 오르기 시작하면서다. 업계는 동계 성수기를 앞두고 각종 악재에 여행 심리가 코로나19 이전으로 위축될까 긴장하고 있다.
"패키지여행 상품 최신 환율로 적용"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해외 패키지 상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상품에 적용된 환율을 최신 일자로 갱신하고, 수개월 전 계약한 상품의 경우 현재 환율과 차액이 클 경우 추가 요금에 대한 안내를 고지하고 있다.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운송, 숙박기관에 지급해야 할 요금이 계약 체결 시보다 5% 증감하거나 여행 요금에 적용된 외화 환율이 2% 이상 증감한 경우 상대방에게 늘거나 줄어든 금액 범위 내에서 해당 요금을 청구할 수 있다. 요금 증액 청구는 여행 출발일 기준 15일 전에 통보해야 한다.업계 관계자는 "1300원대~1400원대 초반으로 설정된 상품은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부득이하게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환율 상승을 이유로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표준약관 기준금액 이상으로 환율이 오른 경우 고객에게 가격 변동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면서 "환율이 1500원대 이상으로 오르면 신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증액 청구에 나서지 않은 여행사도 환율이 더 오르면 추가 부담 요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행객들은 환율 영향이 적은 가성비 여행지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남아와 비행시간이 짧은 중국, 일본 등이 환율 상승에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의 12월 송출객 현황을 보면 동남아가 각각 49%, 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일본, 중국 순으로 집계됐다. 두 여행사 모두 단거리 지역 비중이 전체 80%를 넘는다.
하나투어는 "기후적으로 온화한 동남아와 접근성 높은 일본 지역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송출객이 늘었다"면서 "1분기까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다만 업계는 환율 상승이 계속될 경우 단거리 여행지를 포함한 전체 여행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 계획률에 대한 조사 결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리서치 연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 '주례 여행소비자 행태 및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여행 계획률은 68.8%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인 2019년(70.5%)보다 낮다. 또한 엔데믹 이후인 2023년(72.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해외여행 계획률은 이미 고점에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여행 경험률 역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희박함을 뜻해 해외여행의 과열 현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정세 불안과 대형 참사 등으로 여행객들의 여행 심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 여행 포기를 결정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