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도 아주 잘됐다고"…'오겜2' 효과, 이 정도였어? [김소연의 엔터비즈]

'오징어게임2' 스틸.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도 '아주 좋은 기록이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갈 지) '좀 더 지켜보자'고 하더라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시리즈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시즌2 공개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징어게임'은 2021년 시즌1이 공개됐을 당시 역대 넷플릭스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정도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해 26일 시즌2가 공개됐고, 공개일 이후 줄곧 흥행 콘텐츠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황 감독은 시즌1 공개 당시 시리즈물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럴 일은 없다"며 "모든 이야기를 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의 기록적인 흥행에 힘입어 시즌2, 3 제작이 확정됐다. 이 때문에 시즌2가 전작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시즌2 공개 후 전작과 비교해 '좋다', '나쁘다'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지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 공개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면서 흥행력을 입증했다. 그뿐만 아니라 공개 다음 날인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5일 연속 93개국 정상에 오르며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1일 발표된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2'는 공개 4일 만에 680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톱 10 1위를 석권했다. 더불어 공개주 최고 시청 수 기록을 세우며 첫 주 기록만으로도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7위에 등극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또 다른 히트작으로 꼽히는 '웬즈데이'가 경신했던 첫 주 5010만 시청 수를 뛰어넘는 수치다.국내에서는 '오징어게임2' 공개 후 넷플릭스 앱 이용자수가 역대 가장 많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안드로이드+iOS)을 표본조사한 데 따르면 '오징어게임2'가 공개된 지난달 4주 차의 앱 사용자 수는 97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오징어게임2' 공개 전인 지난달 3주차 788만명보다 187만명 증가한 수치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의 앱 월간 사용자 수 집계에서도 넷플릭스는 1299만 명을 기록해 지난달 1160만명보다 껑충 뛰어올랐다. 티빙 725만명, 쿠팡플레이 709만명, 웨이브 437만명, 디즈니플러스 293만명 등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차이다.

'오징어게임2'의 흥행 승전보가 이어지면서 '관련주'로 불리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쇼박스, 위지웍스튜디오, 덱스터 등의 종목도 얼마만큼 상승세가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오징어게임2' 주인공 이정재가 최대 주주로 있다. 쇼박스는 '오징어게임2'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에 투자했다. 위지웍스튜디오와 덱스터는 '오징어게임2' 영상특수효과(VFX)를 담당했다.시즌 1이 공개되었을 때,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의 기록적인 성공 덕분에 시리즈 공개 3주 만에 시가총액이 28조원이나 증가했다. 시즌1 제작비가 250억원 정도 투입됐다는 걸 고려하면 1000배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누렸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국내 주식 역시 '오징어게임 관련주'로 묶이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당시 주가 지수를 이끌던 바이오 업종보다 더 주목받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던 버킷스튜디오는 시즌1 공개 직후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3개월간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2021년 12월 16일 종가 기준 734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공개 직전인 9월 17일 종가인 2765원 대비 165%가량 오른 것이다.하지만 '오징어게임2' 공개 직후 뉴욕타임즈(NYT)는 "몇 번이나 칼에 찔리고 기관총으로 처형당할 때쯤에는 이게 재밌어야 하는지, 언제쯤 이것이 사회적 비판에서 운명론으로 바뀌는지 궁금해야 했다"고 비평했다.

이처럼 일부 외신을 중심으로 혹평이 나오면서 "'오징어게임2' 효과는 시즌1만 못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렇지만 초반 흥행 성적에 넷플릭스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징어게임2' 공개 후 일각에서는 혹평이 있었으나 압도적 순위로 제작 역량 및 콘텐츠 흥행력을 증명했다"며 "작품 공개 후 차익 실현 물량이 대량 발생했지만, 우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평했다.

다만 '오징어게임2' 자체로 수익을 계산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한 미디어 연구소는 "시즌1은 제작비 약 250억원을 투입해 약 1조원의 수익을 냈다"며 "시즌1이 1위를 차지하는 데 8일이 걸렸던 속도를 감안했을 때 시즌2의 예상 수익은 최소 1조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오징어게임2'가 시즌1이 세운 공개 첫 주 최장 시청 시간인 4억4873만시간의 기록을 깨고 4억8760만시간으로 집계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는 개별 작품의 시청 수나 시청 시간으로 별도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며 "한 작품의 흥행으로 수익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별 작품으로 인한 금전적 수익의 추산을 가능케 하는 공식 정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며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지 않으며, 평가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즌1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넷플릭스는 내부보고서를 통해 "'오징어게임1'의 경제적 가치는 8억9110만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오징어게임1' 공개 이후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가 440만명이 늘어난 것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징어게임2'에 이어 올여름 '오징어게임3'이 공개 예정인 만큼 전작의 성공을 능가하는 히트작이 되어 경제적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