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꼴찌 탈출'…르노코리아 살린 '잘 만든' 신차 뭐길래

르노코리아, 작년 내수 시장서 총 3만9816대 판매
GM한국사업장(2만4824대) 제치고 완성차 중견 3사 2위 올라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인기에 판매량 ↑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사진=르노코리아
오랜 시간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던 르노코리아가 4년만에 선보인 신차 '그랑 콜레오스'를 앞세워 체면을 회복했다. 완성차 중견 3사 가운데 만년 꼴찌였던 르노코리아가 신차 인기에 힘입어 한국GM을 제치고 순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3만9816대, 수출 6만7123대로 총 10만6939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연간 내수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80.6% 늘었다. 이로써 르노코리아는 내수 시장에서 GM한국사업장(2만4824대)을 제치고 완성차 중견 3사 가운데 KG모빌리티(4만7046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가 큰 몫을 했다. 선택지가 한정된 SUV 시장에서 승차감, 기능, 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동급 최고 가치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그랑 콜레오스는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지난해 9월에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 5010대 중 무려 3900대를 차지했다.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1만5000대를 돌파하며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그랑 콜레오스는 4780mm의 긴 차체 길이와 동급 경쟁 모델 대비 가장 긴 2820mm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여유로운 공간감을 선사한다. 패밀리카 답게 안전성에도 신경을 썼다. 그랑 콜레오스에는 레벨 2 수준의 자율 주행 보조 기술인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Active Driver Assist)’를 포함한 최대 31개의 최첨단 주행 보조 기능(ADAS) 및 편의 기능이 기본 탑재돼 있다.

지난해 9월 9일 출고를 시작한 그랑 콜레오스는 75일간 총 2만2034대가 판매되며 전체 내수 판매량의 55%를 차지했다. 특히 누적 판매량의 약 95%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나타났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는 12월 5630대를 포함해 총 2만953대가 지난해에 판매됐다.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대로 떨어졌던 르노코리아의 연간 내수 판매 점유율도 3% 이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활기를 되찾은 르노코리아는 앞으로 매년 신차를 출시할 계획 중이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경쟁 차종이 적은 중형 SUV 시장에 그랑 콜레오스로 판매량을 이어가면서 올해 어려웠던 전기차 둔화를 반등시킬 세닉을 내년에 출시한다. 2026년에는 '오로라2'가 공개될 예정이다.

작년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국내에 공개된 세닉은 르노의 전기차 플랫폼 기반의 준중형 SUV다. 르노코리아는 세닉을 모기업 프랑스 르노로부터 직수입해 한국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준대형 쿠페형 SUV로 출시되는 오로라2는 E 세그먼트 차량인 만큼 전장 길이가 5m에 달한다. 그랑 콜레오스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차별화를 위해 상위 모델로 포지션닝한다. 쿠페형 SUV의 날렵한 디자인과 개선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얹혀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주춤하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르노코리아가 신형 전기차 도입을 서두르기보다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에 공들였던 점이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르노코리아가 올 하반기 중형 전기 SUV 폴스타 4의 위탁 생산을 위해 부산공장에 전기차 설비를 갖추면서 르노코리아의 자체 전기차 생산 시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