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대관료+α'…임영웅, 콘서트 취소 못한 이유 [연계소문]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무안 제주항공 참사 속 '애도의 방식' 논란
콘서트 줄 취소에 '강행' 임영웅 두고 갑론을박
막대한 대관료·대규모 스태프 참여 '현실적 문제'
대형 공연은 대관 힘들어 후일 기약 어렵기도
가수 임영웅 /사진=SNS 캡처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애도의 방식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배우 전종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셀카를 올렸다가 뭇매를 맞고 사진을 내렸고, 안현모는 추모글에 '운'이라는 단어를 넣었다가 비난받았다.

특히 주목받은 건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개최였다.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예정된 공연 일정을 취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사고 발생 당일인 지난달 29일에는 임영웅뿐만 아니라 박진영, 성시경, 자우림, 이승윤 등 대부분의 연말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일부 가수들이 국가애도기간에 해당하는 공연을 취소 혹은 연기하면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는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공연하는 임영웅이 타깃이 됐다.

'애도 기간에 욕심이 앞섰다'는 지적과 '애도를 강요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취소나 연기가 우선될 필요가 있겠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따져보면 이는 결코 쉬운 결단은 아니다. 대규모 공연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공연장 대관료는 선입금 방식으로, 임영웅이 콘서트를 여는 고척스카이돔은 공연 개최 9일 전부터 전용 사용료 일체를 반환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입장료 수익의 8%도 포함된다.전용 사용료는 평·휴일, 주·야간에 따라 1일 53만8000원부터 90만9220원까지 차이가 난다. 공연 일수에 그 전후로 무대 설치·철수 기간이 더해진다. 대기실·VIP 룸과 같은 부속시설 사용료, 전기료·전광판 등 부속 사용료, 그라운드 복구비, 주차비까지 가산하면 가격은 수천만원 대로 크게 뛴다. 업계에 따르면 일주일(2회 공연, 설치·철수일 포함) 기준 통상적으로 예산 1억원을 편성한다고 한다.

여기에 회당 최대 1만8000명, 6회 동안 총 10만8000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콘서트의 티켓 수익을 평균가(13만7500원)로 단순 계산하면 대관료에 포함되는 8%는 12억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 이후인 2주차 공연 3회로만 따져도 6억에 달한다.

물론 국가애도기간 선포에 따른 취소 결정 시 사용료 반환 비율에 대해서는 추가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애도기간이 공연 취소에 대한 강제성을 갖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있기 때문에 주최 측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 /사진=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캡처
단순 돈 문제만도 아니다. 대규모 공연은 동원되는 스태프 인원도 몇 배나 더 많은데다, 대관도 쉽지 않아 후일을 기약하기가 어렵다. 공연 관계자들은 대관 심사 경합이 갈수록 치열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고척스카이돔만 봐도 다음 주 또 다른 공연이 잡혀 있고, 22일부터는 그라운드 정비에 돌입한다. 이후 프로야구 정규경기 일정이 나온 뒤에야 올해 잔여 대관 일정이 공유될 예정이다. 가수 측이 공연을 예정대로 한다고 공지하며 '스태프 및 관객들과의 약속'을 언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연 도중 추모 시간을 갖거나 공연 관람을 원치 않을 경우 전액 환불을 진행하는 등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국가애도기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날아드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피하기는 어려웠다.한 업계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닌 도의적 차원에서의 선택이기 때문에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뮤지컬·연극 등은 작품성을 강조하는 공연으로 여기고, 대중음악 콘서트는 단발성인 데다 '유흥'이라는 개념이 커서 더 주목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