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5.5조 상품권 푼다더니…"대목에 구매 막힐 판"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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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창규 웹케시 회장, 작심발언설 연휴 대목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할 길이 막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생·체감 경기 회복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5조5000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이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사업자 된 조폐공사 비판
플랫폼 가동 1월서 3월로 미뤄
관계 기관 네탓 공방
“시스템 준비 미흡…결제 대란 우려”
○ 상품권 판매 위탁 플랫폼서 잡음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조폐공사의 사업 준비 미흡으로 당장 15일부터 온누리상품권 기업 구매가 막힐 전망”이라며 “설 연휴를 앞두고 국민, 소상공인의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석 회장은 온누리상품권 통합 운영 사업자인 한국조폐공사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새롭게 운영을 맡게 된 한국조폐공사가 구매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해 정상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핵심 주장이다. 그는 “당초 계약대로면 1월1일부터 한국조폐공사의 플랫폼이 운영됐어야 한다”고 했다.전통시장법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발행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위탁하고, 공단은 해당 업무를 위탁할 사업자를 선정한다. 웹케시그룹 계열사인 비즈플레이는 기존 모바일형 온누리상품권 플랫폼 운영 사업자다. 카드형은 KT가 운영했다. 지난해까지 모바일형, 카드형으로 운영됐던 온누리상품권은 올해부터 통합 온누리상품권으로 개편됐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해 8월 통합 온누리상품권 운영 대행사로 한국조폐공사를 새로 지정했다. 위임 기간은 올해 1월부터 내년 12월까지다. 하지만 한국조폐공사의 플랫폼 운영 준비 미흡을 이유로 공단 측은 비즈플레이에 ‘2월까지 운영을 더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폐공사 플랫폼은 3월1일 가동할 계획이다.○ "시스템 미흡…재입찰 주진해야"
당장 구매 길이 막히는 게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한국조폐공사 플랫폼 가동이 늦어진 여파로 오는 15일부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기업 구매와 선물하기가 중단된다. 사업자 변경을 위한 시스템 중단 기간에 들어가서다.피해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일 올해 온누리상품권을 역대 최대 5조5000억원 규모로 발생하고, 할인율과 사용처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설 연휴엔 한시적으로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0%에서 15%로 상향하기로 했다. 설 대목에 기업 구매와 선물하기가 중단되면 약 400억~500억원의 소상공인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웹케시 측은 추산했다.석 회장은 한국조폐공사가 해당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조폐공사는 기술적으로,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도 이관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재입찰을 추진해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 업무는 하도급이 불가한데도 한국조폐공사가 지난달 한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조폐공사는 웹케시 측의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공단 측과 협의해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