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한강부터 쿤데라까지…'푸른 뱀의 해' 돌아오는 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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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어떤 책들 나오나“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겠습니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 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한강 '겨울 3부작' 올해 완성
황석영 장편, 김애란 소설집
폴 오스터 유작도 국내 출간
찬쉐·하루키 번역본도 소개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은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신작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이어 이른바 ‘겨울 3부작’을 완성하는 소설이다. 당초 지난해 겨울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이 작품은 이르면 올해 출간될 예정이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노벨상 수상 후 첫 출간작으로 한강 문학의 현재와 새로운 지향점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 서점가는 한강을 비롯해 소설가 황석영, 조경란, 장강명 등 국내 스타 작가와 밀란 쿤데라, 폴 오스터, 찬쉐 등 해외 유명 작가의 책이 새롭게 책꽂이를 채울 전망이다.
○황석영, 5년 만에 장편소설
지난해 소설 <철도원 삼대>(2020년)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은 5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다. 미군기지 탄약고에 밀려 폐허가 된 마을에 남은 600년 된 나무 이야기다. 전북 군산 하제마을의 팽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 제목은 ‘할매’다. 두터운 팬층을 가진 작가 조경란과 정이현, 김애란 등도 소설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부커상, 미국도서상 등 굵직한 국제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은 정보라는 번역으로, 동시대를 기록하는 작가 장강명은 에세이로 복귀한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보라는 폴란드 소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를 번역했다. 폴란드에서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숙청당한 브루노 야센스키의 대표작으로, 1929년 출간된 작품이다. 전염병과 봉쇄로 무너진 대도시의 모습을 통해 실존을 탐구하는 일종의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오는 9월 출간 예정인 장강명의 <꽁치 샐러드를 먹다>는 작가가 채식을 시도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고민을 담았다.○재즈 애호가 하루키, 에세이로 돌아와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찬쉐와 무라카미 하루키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도 국내에 번역 출간된다. 찬쉐는 중편소설 <노쇠한 뜬구름>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재즈 애호가로 잘 알려진 하루키는 재즈에 관한 에세이 <데이비드 스턴 마틴의 멋진 세계>를 선보인다. 데이비드 스턴 마틴이 디자인한 재즈 음반 재킷 180여 장과 글을 함께 실은 에세이다.2023년과 지난해 각각 세상을 떠난 밀란 쿤데라와 폴 오스터의 유작도 만날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잘 알려진 쿤데라가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 <여든아홉 개의 말>은 그가 1980년에 발표한 <프라하, 사라져가는 시>와 1985년 발표한 <여든아홉 개의 말>을 함께 엮은 책이다. 민음사 관계자는 “쿤데라의 삶과 소설 세계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안내서와 같은 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소설가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도 있다.○젊은 남성이 느끼는 불안 분석
올해 출간되는 논픽션 목록도 주목할 만하다. 리처드 리브스의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풍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당한 젊은 남성들이 느끼는 불안을 파고든다.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의 <인간 차별>은 이민자와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등에 관한 차별을 다룬다.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피터 굿맨이 쓴 <공급망 붕괴의 시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리쇼어링(해외로 탈출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으로 영향을 받는 공급망 문제를 살핀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로 돌아온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