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주 목표액 5년來 최고"…HD한국조선해양의 자신감

상선 발주량 감소 전망에도
작년 실적 훨씬 뛰어넘을 듯
메탄올船 등 친환경 사업 기대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상선,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의 수주 목표액을 180억5000만달러로 잡았다고 3일 공시했다. 조선업 호황이 시작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글로벌 상선 발주량이 작년보다 25.7%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도 수주를 낙관적으로 내다본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그동안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아왔다. 지나치게 높은 수치를 제시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주에 나서 저가 물량을 떠안을 위험이 있어서다. 2021년 이후 매년 수주 목표액을 130~150%가량 초과하는 실적을 거둘 수 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작년엔 208억8000만달러어치(잠정치)를 수주해 목표치(135억달러)의 154.6%를 달성했다.그랬던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액을 예년보다 공격적으로 설정한 데 조선업계 이목이 쏠린다. 목표 자체를 키웠다는 점에서 수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발주량이 줄어도 친환경 선박 수요는 여전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493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6640만CGT 추정)보다 2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탄소를 줄여야 하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등 친환경 선박을 계속 발주할 것이란 게 HD한국조선해양의 분석이다. 벙커C유만 연료로 쓰는 기존 탱크 및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은 주로 중국 조선사가 수주하던 선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패권’ 기조에 따라 LNG 수출이 증가하면 LNG 운반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NG 운반선은 예년에 발주량이 많은 데다 용선료가 저렴해지면서 올해는 수요가 꺾일 것이란 게 기존 예측이었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엔 예상과 달리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었고, 올해는 생각지 않은 LNG 운반선이 HD한국조선해양의 독을 계속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사업에서 수주 목표를 15억6700만달러로, 지난해 계획(9억8800만달러)보다 58.6% 높였다. 올해 본격 추진되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수주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균·노진율 HD현대중공업 각자 대표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올해 건조하는 선종이 가스선 위주로 바뀌는 데 따라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갖추고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의 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기술 혁신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