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 경제 방파제 역할 해야…상생 금융에 적극 나설 것"

범금융권 신년 인사회

최상목 "경제·금융 안정에 최선"
김병환 "건전성 굳건히 유지를"
이창용·이복현 "崔대행 지지"

다산금융상 시상식도 열려
대상에 김성태 기업은행장
"中企·소상공인 지원 확대"
금융권이 ‘2025년 범(汎)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재도약을 다짐했다. 내수 부진과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권이 앞장서 위기를 타개한다는 구상이다. 경제·금융당국 수장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금융이 ‘경제의 방파제로서의 역할’을 굳건히 하고, ‘상생금융’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충격 흡수 능력 키워야”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업권 협회장과 금융사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했다.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 이어 제34회 다산금융상(금융위원회·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 시상식도 열렸다.최 권한대행은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대독한 신년사를 통해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 경제·금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금융권도 충당금 확충 등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결정하는 등 시장 상황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권이 지난달 마련한 7000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지원도 이른 시일 내 시행해 어려움에 부닥친 소상공인들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금융·통화정책 수장들도 시장 안정과 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건전성·유동성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서민·소상공인·기업 자금 공급과 경영 계획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F4 ‘원 팀’ 강조

이 총재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내놨다. 이 총재는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 권한대행이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며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대내외 위험 요인 전개 양상과 경제 흐름 변화를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감독기관 수장인 이 원장도 “이 총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금감원도 최 권한대행이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 지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거시금융 정책 책임자인 ‘F4(기재부장관·금융위원장·한은총재·금감원장)’가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원팀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CEO들, 상생·혁신 강조

이날 제34회 다산금융상 대상을 받은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취임 2주년을 맞은 날(3일)에 큰 상까지 받게 돼 감사드린다”며 “국가 경제와 금융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가치금융을 착실히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행장은 다산금융상 수상 소식을 듣고 2년 전 취임사부터 꺼내 봤다고 했다. 그는 “당시 취임사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 지원을 통해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은행 가치도 제고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나가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동안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열심히 뛰어온 기업은행 모든 구성원에 대한 격려의 의미로 알고 임직원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최광진 CIB그룹 부행장, 권용대 여신운영그룹 부행장 등 기업은행 집행 간부 9명과 서정학IBK투자증권 대표, 서치길 IBK연금보험 대표 등 자회사 대표 8명도 꽃다발을 건네며 김 행장의 수상을 축하했다.보험부문 금상을 수상한 조지은 라이나생명보험 대표는 “소비자 보호를 첫 번째 가치로 두고 고객 삶의 여정과 함께하며 불안과 위험을 짊어지는 보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성공시킨 하나카드의 성영수 대표는 “함영주 회장 등 하나금융그룹 모두가 한마음으로 뛴 결과”라며 그룹 임직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서류 발급 필요 없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시스템인 ‘실손 24’를 개발한 공로로 특별상을 받은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이번 수상은 뜨거웠던 지난해 촉박한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보험개발원 임직원들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편익과 보험산업의 발전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보형/정의진/서형교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