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헤지 기대감…"당분간 1460원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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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 2년여 만에 '최고'달러 가치가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하는 데 그쳤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데다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 경계감이 나온 영향으로 파악됐다.
환헤지 물량 경계감에 주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1원80전 오른 1468원4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2원40전 오른 1469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74원10전까지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가 2022년 말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승 폭은 금세 되돌려졌다. 환율은 한때 1464원까지 내리기도 했지만 주로 146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원화 약세 폭이 크지 않은 것은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에 대한 경계감 때문으로 해석됐다. 국민연금은 환율이 기존 분포의 1% 바깥에 해당하는 극단값까지 오른 상황이 5거래일 이상 지속되면 해외 자산의 10%까지 환 헤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이 조건이 달성되면서 국민연금이 매달 약 40억달러를 매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국민연금에서 환 헤지 물량이 나오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메시지도 나왔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주재하고 “각 기관이 금융·외환시장 24시간 비상 점검·대응체계에 만전을 기하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과감하고 신속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달 단기 오버슈팅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환율이 소폭 하락하겠지만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으로 146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400원대 중후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진규/류병화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