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보름 앞두고…달러가치 2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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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유지·고율 관세 불안감달러화 가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2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2일(현지시간)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9.38로 작년 마지막 거래일보다 0.77% 상승했다. 유로화 가치는 이날 한때 전장보다 1% 넘게 하락(달러 강세)한 유로당 1.023달러를 나타내 유럽 액화천연가스(LNG) 대란이 일어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중국 대만 멕시코 등 25개 신흥국 통화 가치를 반영한 MSCI 신흥국통화지수도 작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 후 시행할 관세정책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이 엇갈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고율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감안해 올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기로 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 심화를 우려하며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유럽 각국과 한국, 일본 등 주요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대부분 기준선인 50을 넘지 못하고 경기 침체를 나타냈다. 독일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의 사이러스 드 라 루비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유럽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며 “연말임에도 신규 주문이 지난 두 달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미국, 영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 2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유로존 경제학자의 85%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간 부정적’이 72.1%, ‘크게 부정적’이 13.2%였고, 미국에선 ‘약간 부정적’이 50%, ‘크게 부정적’이 11%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