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군대 보내니 尹 바리케이드?"…체포조 방어 동원된 軍

군에 보냈더니 바리케이트로 동원된 사병들
경호처 “동원 아니다” 변명
수방사 55경비단 소속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동료들과 팔장을 낀 채 공수처 차량을 막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실 경호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일반 병사들로 구성된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 관저의 경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제55경비단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입대한 병사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전해지고 있어서다. 이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막았고, 향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하거나 법에 따라 처벌될 가능성도 높다.

이날 군과 경찰 소속 경호부대는 박종준 경호처장의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던 공수처는 경찰과 군의 경호부대를 비교적 수월하게 지났다. 하지만 곧장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의 저지에 막혔다. 공수처 수사관들은 이들과 한동안 대치하다 결국 저지선을 뚫었지만 관저 내부에 있는 경호처에 막혀 결국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영장집행을 중지하고 철수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방사 소속 55경비단 내 일반 사병들을 투입한 정황히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군 관계자는 “55경비단은 간부들보다 일반 사병이 더 많은 부대”라며 “이번 영장집행 저지에도 투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55경비단은 수방사 소속 군 병력임에도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경호처의 지휘·통제를 받는 부대다. 우리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의 군령권에도 배제돼 있다. 따라서 이날 영장 집행 저지에 투입된 것은 경호처 소관이라는게 국방부 입장이다.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용산에서 기자단과 만나 “일부 병력(사병)이 관저 외곽 경비를 위해서 지원하고 있는건 사실”이라면서도 “경호처에서 통제를 하는 병력들이라 국방부에서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밝혔다. ‘병사들이 자칫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현장상황을 명확히 아는 바가 없어 추가로 확인해드릴 사안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경호처도 선을 그었다. 경호처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55경비단 소속 사병들이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 동원된 것으로 보도하였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관저 지역은 군사보호시설로 평시 해당 병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공수처 도착시 대치가 격화될것을 대비하여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하였고,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언론에 보도된 일부 사진에선 사병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대거 포착되면서 관련 의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훈/조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