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심판서 내란죄 뺀다…尹측 "속도전 노린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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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포함 여부놓고 '신경전'국회 탄핵소추단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내란 혐의’를 소추 사유에서 빼기로 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 내란죄를 제외하고 비상계엄 선포 과정의 위헌성만 집중적으로 다뤄 빠르게 결론을 내겠다는 포석에서다. 이에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측은 탄핵속도전을 노린 ‘꼼수’라며 탄핵소추안을 변경하려면 다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심리 속도 높이려는 野
형법으로 다루면 심판 지연
'비상계엄과정 위헌성'에 초점
尹측 "탄핵소추 무효 자인
국회 의결 다시 거쳐야할 것"
헌재, 14일 정식변론 개시
尹불출석 대비 5차까지 잡아
○“사실관계 동일” vs “국회 의결 필요”
정형식·이미선 헌법재판관은 3일 오후 2시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탄핵 사유에 내란 혐의 포함 여부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회 측은 내란 혐의를 철회해 신속한 심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소추의결서에 명시된 내용인 만큼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앞서 국회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의결서에 소추 사유를 내란죄 등 ‘형법 위반’과 위헌적인 계엄 선포 등 ‘헌법 위반’ 사유로 구분해 의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1차 준비기일에 “탄핵심판 절차가 형사 재판으로 변모될까 우려스럽다”며 형법 위반 부분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관계가 동일한 만큼 내란죄 등 혐의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고 헌법 위반만 다루겠다는 취지다. 이는 수사기관의 내란죄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탄핵심판도 지연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이날 재판부는 국회 측에 “비상계엄 관련 위반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 등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철회한다는 취지냐”고 재차 확인했고, 국회 측은 “형법을 위반한 사실관계와 헌법을 위반한 사실관계가 사실상 동일하다. 철회한다는 주장이 맞다”고 답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윤 대통령 법률자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내란죄를 소추 사유에서 철회한 것은 탄핵소추 결의 자체가 무효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죄 철회는) 청구인 대리인들이 일방적으로 정할 게 아니라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내란죄를 빼고 나머지만으로 최대한 빨리 탄핵함으로써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피해 보려는 명백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재판부가 철회를 권유한 점을 들어 “헌재가 민주당과 ‘탄핵을 빨리 인용해줄 테니 탄핵 사유를 줄이라’는 짬짜미를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14일부터 주 2회씩 변론 진행
재판부는 이날 첫 정식 변론은 오는 14일 오후 2시, 2차 변론은 16일 오후 2시로 정했다. 헌재법에 따라 정식 변론에는 당사자가 출석해야 한다. 두 번째 변론기일에도 불출석하면 당사자 없이 재판할 수 있다. 이 재판관은 “1차 변론기일에 피청구인(윤 대통령) 본인이 출석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을 거부할 것에 대비해 21일, 23일, 2월 4일까지 5차 변론기일 일정을 공지했다.헌재는 이날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 기록을 증거로 채택했다. 윤 대통령 측 반대에도 국회가 제출한 언론 보도·영상 자료와 국회 회의록, 헌재 결정문을 증거로 인정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국회의 소추 절차가 국회법을 위반했다”며 “(국회 회의록 채택에) 이의를 신청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군경 투입 이유’ 등 핵심 쟁점에 관한 답변은 보류했다. 윤 대통령 측은 “방대하고, 입증할 것도 많고 해서 변론기일에 주장하려고 한다”고 밝혔고, 이에 재판부는 “너무 많아 나중에 하겠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내가면서 해야 심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