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기만' 암초 만난 무신사 "패딩 충전재 등 전수조사"

일부 입점 브랜드 허위 정보 기재
오리털 대신 정체불명 충전재 사용
무신사가 투자한 브랜드도 적발
"시험성적서 제출 의무화할 것"
무신사가 패션플랫폼업계 최초로 입점 브랜드 상품의 소재 혼용률 정보를 전수조사한다. 최근 일부 패딩 상품에 기재된 충전재 정보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무신사는 “악의적 ‘허위 광고’로 고객을 기만하는 브랜드를 뿌리뽑기 위해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조사 대상은 패딩 충전재로 활용되는 다운을 비롯해 고급 아우터에 쓰이는 캐시미어가 포함된 상품을 보유한 브랜드다.

무신사는 지난달 일부 입점 브랜드의 상품 정보 허위 기재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사이에서 “패딩 충전재가 오리털로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지퍼가 위조품으로 돼 있다” 등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이에 무신사는 라퍼지스토어와 페플 등 6개 브랜드 상품을 자체 조사했다. 라퍼지스토어가 판매한 ‘덕다운 아르틱 후드 패딩’은 시험기관에서 ‘성분을 판단할 수 없는 충전재를 사용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브랜드는 다른 재킷 상품에 글로벌 지퍼 1위인 YKK 지퍼 위조품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무신사는 이 브랜드를 퇴점 조치하고 대상 상품 리콜 및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패션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무신사가 그동안 진행해 온 디자이너 브랜드 생태계 구축 전략이 암초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가 된 라퍼지스토어 등 브랜드는 무신사로부터 투자나 지원을 받았다. 무신사가 투자 브랜드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에만 신경 쓰면서 허위 상품을 판매하는 행태는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무신사는 신규 입점을 준비 중이거나 다운 및 캐시미어 소재 상품을 새롭게 판매할 예정인 브랜드라면 전문 기관에서 공식 발급받은 시험성적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