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정시 넣은 최상위권, 이공계보다 의대로 쏠려

정시 평균 경쟁률 4.28 대 1

연대 IT융합·고대 반도체공학 등
'취업보장' 대기업 계약학과 인기
문헌정보학·사학·철학과는 소외
202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최상위권 학생의 의대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취업이 보장되는 첨단학과와 대기업 계약학과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2025학년도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4.28 대 1로 나타났다. 자연계열 경쟁률은 4.21 대 1로 전년(4.63 대 1)보다 하락한 반면 의대 경쟁률은 작년 3.71 대 1에서 올해 3.80 대 1로 올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정시 지원 결과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들이 이공계보다는 의대에 집중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고려대 학부대학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과 전체 경쟁률 1위(69.56 대 1)를 차지했다. 고려대는 이번에 처음으로 무전공 모집단위인 다군 학부대학을 모집했는데, 모집 인원 18명에 1252명이 몰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무전공인 데다 ‘다군’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쓸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시 모집에서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는 첨단학과와 대기업 계약학과가 다수 포함됐다. 연세대 IT융합공학전공이 8.00 대 1,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7.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도 8.2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반면 문·사·철이라 불리는 인문계열 학과들은 경쟁률이 부진했다. 연세대는 문헌정보학과(2.57 대 1), 중어중문학과(2.76 대 1), 철학과(2.88 대 1), 국어국문학과(2.95 대 1)가, 고려대는 사학과(1.86 대 1), 서어서문학과(2.50 대 1), 독어독문학과(2.56 대 1)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 소장은 “대학과 취업을 연관 지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대기업 계약학과가 인기를 끌고 인문계열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시모집에선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지원자의 57.7%가 마감 직전 3시간 동안 지원할 만큼 막판 눈치작전이 치열했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지원자의 98.4%, 고려대 신소재공학부의 92.9%가 원서 접수 마감 직전 3시간 동안 원서를 냈다. 이들 학과에 막판 지원자가 몰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의 경쟁률은 9.95 대 1로 고려대 학부대학 다음으로 높았다. 고대 신소재공학부가 경쟁률 8.41 대 1로 뒤를 이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